[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트레이드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거물'의 가세가 아직은 물음표다. 두산 베어스의 유니폼을 입은 손아섭(38)이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방망이는 무겁고, 믿었던 수비마저 흔들리며 팀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손아섭은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원형 감독은 최근 타격감이 떨어진 손아섭 대신 전날 1군에 등록된 신예 임종성을 먼저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하지만 6회말 기회가 찾아왔다. 2-2로 맞선 1사 1루 찬스. 두산 벤치는 이유찬 대신 '승부사' 손아섭을 대타로 내보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LG 구원 투수 우강훈을 상대한 손아섭은 5구째 포크볼을 건드렸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고개를 숙였다.
더 큰 문제는 7회 수비에서 발생했다. 7회초 좌익수로 투입된 손아섭은 1사 1루 상황에서 LG 홍창기의 좌익선상 타구를 쫓았다.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코스로 보였으나, 공은 손아섭의 글러브를 외면했다. 공식 기록은 실책이 아닌 안타였지만,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한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1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역전 결승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손아섭은 8회 수비 때 포수 김기연과 교체되며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지난 14일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에 합류한 손아섭은 이적 첫날이었던 SSG전에서 홈런 포함 1안타 2볼넷 2타점을 쓸어 담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역시 손아섭'이라는 찬사가 쏟아졌고, 두산의 타선 고민을 단번에 해결해 줄 구세주로 보였다.
하지만 그날의 환상은 오래가지 않았다. 첫 경기 이후 손아섭의 방망이는 급격히 식었다. 이적 후 10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고작 1할1푼8리. 안타 하나를 생산하기가 버거운 수준이다. 3,000안타를 향해 달려가는 KBO리그 최고의 교타자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의 심각한 슬럼프다.
두산 김원형 감독은 손아섭의 부진에 대해 "현재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라며 신뢰를 보이고 있다. 베테랑의 클래스가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나면 제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순위 싸움이 치열한 현시점에서 주전 외야수의 '공수 동반 부진'은 팀에 큰 타격이다.
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레이드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라인업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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