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SNS는 인생의 낭비다!'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불리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명언이다. 스포츠스타와 연예인, 유명인사들이 SNS 상에서 구설을 일으킬 때마다 회자되는 말이다. 퍼거슨의 명언이 또 다시 입증됐다며, '퍼거슨 1승 추가'라는 댓글도 빠지지 않는다. 물론 실제 퍼거슨 감독의 워딩을 보면 오역된 부분이 있지만, 본질은 SNS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비판이었다. 퍼거슨 감독은 "SNS 논란은 책임에 대한 문제다. SNS를 할 시간에 도서관에 가서 책 한권이라도 읽어라"고 했다.
하지만 K리그의 일본인 듀오, 마사(대전)와 카즈(부천)처럼 SNS를 활용한다면 퍼거슨 감독도 고개를 끄덕일 것 같다. 마사는 26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경기에서 크게 다쳤다. 추가시간 울산 풀백 조현택과 강하게 부딪힌 마사는 결국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사 결과 척추돌기골절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MRI 결과 추가 소견은 없었지만, 한 달 정도 결장할 전망이다. 이날 1골-1도움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만큼, 더욱 안타까운 부상이었다.
울산 구단에 따르면, 조현택은 경기 후 마사에게 직접 연락해 고의성이 없었다라는 상황 설명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했다. 울산도 구단 차원에서 '마사의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졸지에 에이스를 부상으로 잃은 대전 팬들의 울분은 풀리지 않았다. SNS와 커뮤니티 상에서 부상을 유발한 조현택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자 마사가 직접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에 한국어로 '큰 부상은 아닐 것 같아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걱정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그리고 상대 선수에게서 직접 여러 번 사과를 받았기 때문에 SNS에서의 비난은 정말로 자제해 주셨으면 한다'고 썼다. 이어 '솔직히 저는 30살쯤부터 이 스포츠에서 어느 정도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매 경기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축구를 해왔다'며 '하지만 국적이 다른 한국 분들, 그리고 대전 외의 팬분들로부터 격정과 응원의 메시지를 받으면서 조금 더 오래 축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과거 "승격, 인생 걸고 합니다(합시다)"는 한국어 인터뷰로, 팬들의 마음을 울렸던 마사는 또 한번 감동적인 SNS 글로 자칫 과열될 수 있었던 상황을 바로 잡았다. K리그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이에 앞서 부천의 미드필더 카즈 역시 한국어로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인정, 사과하며 팬들에게 잔잔한 감독을 안겼다. 그는 21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두 차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전반 페널티킥 선제골의 빌미가 된 핸드볼 파울을 범한데 이어, 전반 추가시간 넘어지는 어이없는 실수로 추가골까지 내줬다. 카즈는 전반 종료 후 교체아웃됐고, 경기는 부천의 0대3 완패로 끝이 났다.
카즈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한국어로 '클럽 관계자 모두가 오늘 경기를 위해 시간을 쓰며 최선을 다해 준비해 줬는데 내 두 번의 실수로 경기를 망쳐버렸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의 책임을 깊이 반성하고 반드시 그라운드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솔직하게 실수를 인정한 카즈를 향해 팬들은 오히려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마사와 카즈가 보여준 SNS 활용의 '좋은 예'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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