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도대체 무슨 일일까.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또 무너졌다.
네일은 3일 광주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안타(1홈런) 2볼넷 4삼진 6실점에 그쳤다. 벌써 시즌 3패(1승)째다. KIA는 4대6으로 역전패해 KT 상대 시즌 첫 위닝시리즈 기회를 놓쳤다.
네일의 부진이 믿기지 않는 올 시즌이다. 그는 2024년 KIA에 처음 합류해 2025년까지 부동의 에이스였다. 2시즌 통틀어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 해당 기간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9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이닝을 길게 끄는 스테미나는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마운드에 있는 동안 상대 타자들에게 쉽게 공략을 당하지 않는 위압감이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7경기에서 39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4.38에 그치고 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7명 가운데 23위, 외국인 투수로 한정하면 뒤에서 2등이다. 외국인 투수 평균자책점 최하위는 한화 이글스 윌켈 에르난데스(4.86)다.
KIA는 네일이 올 시즌 초반 이렇게 무너질 줄은 당연히 예상하지 못했다. 네일은 2년 연속 메이저리그 구단의 구애를 뿌리치고 KIA에서 선발투수로 안정적인 대우를 받는 쪽을 택했다. KIA는 총액 200만 달러(약 30억원) 대형 계약을 안겼다.
시즌 극초반에는 승운이 안 따르기도 했지만, 최근 2경기는 네일의 투구 내용 자체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2경기 모두 김도영이 홈런으로 큰 힘을 보탰는데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지난달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은 1-1로 맞선 3회초 김선빈의 역전 1타점 적시타와 김도영의 투런포를 묶어 4-1 리드를 안겼는데, 네일이 추가로 4점을 더 내주는 바람에 4대5로 석패했다.
이날도 김도영이 0-1로 뒤진 1회말 역전 3점포를 터트리며 KIA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나 싶었는데, 네일이 버티지 못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네일의 부진이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최근 베테랑 포수 김태군 콜업을 고민한 배경에 네일이 있었다. 김태군은 지난해까지 사실상 네일의 전담 포수였다. 2군에서 김태군의 어깨 통증이 오락가락해 1군 콜업을 주저했는데, 한준수마저 어깨 타박상으로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라 김태군을 급히 불러올렸다. 이 감독은 네일-김태군 배터리 조합으로 바꿔 안정감을 주는 쪽을 택했는데, 이 변화도 당장은 큰 소용이 없었다.
결국 네일의 구위가 지난 2시즌보다는 위력적이지 못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특히 결정구로 매우 위력적이었던 스위퍼가 올해는 다 맞아 나가고 있다. 최근 무너진 2경기 모두 스위퍼가 공략당해 고전했다. 3-3으로 맞선 5회초 KT 샘 힐리어드에게 역전 3점포를 얻어맞을 때 역시나 스위퍼가 통타 당했다.
갈수록 외국인 투수들의 수준이 높아지고, 또 국내 투수들도 신구종 장착을 주저하지 않으면서 이제 더는 스위퍼가 KBO 타자들에게 낯선 구종이 아니긴 하다. 네일이 던지는 스위퍼의 위력 자체가 빼어나다면 모를 일이지만, 지금은 상대 타자들의 배트에 잘 맞아 나가고 있다. 믿고 던지는 구종이었던 스위퍼가 자꾸 공략당하니 네일도 혼란스러울 듯하다.
KIA는 국내 선발진이 탄탄한 편이 아니다. 현재는 이의리와 양현종, 황동하로 구성돼 있는데, 아직은 다들 기복이 있는 편이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 외국인 원투펀치 네일과 아담 올러가 버텨주는 게 더 중요했는데, 믿었던 네일이 흔들려 계산이 꼬이고 있다. 올러가 기대 이상의 투구를 펼쳐주고 있어 그나마 버티고 있지만, 네일이 빨리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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