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의 '살아있는 전설' 최형우(43)가 마침내 KBO 리그 역사의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최형우는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6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홈런 포함 4타수 4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0-2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최형우는 한화 선발 왕옌청의 직구를 받아쳐 우월 솔로 홈런(시즌 5호)을 터뜨리며 추격의 서막을 알렸다. 최형우의 홈런을 신호탄으로 삼성은 3-2 역전에 성공했다.
5회 중전 안타로 예열을 마친 최형우는 3-4로 뒤진 7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한화 쿠싱의 150km 강속구를 밀어쳐 천금 같은 동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 안타로 손아섭(두산)의 통산 최다안타 기록(2622안타)과 어깨를 나란히 한 최형우는 9회말 무사 1루에서 다시 한번 쿠싱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기록, 통산 2623안타 째를 채우며 KBO 통산 최다안타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최형우의 신기록은 곧바로 드라마의 복선이 됐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4번 타자 디아즈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끝내기 역전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키며 삼성은 7대6 거짓말 같은 대역전극으로 위닝시리즈를 완성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형우는 역전승은 크게 기뻐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대기록 달성에는 덤덤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솔직히 기록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오늘 경기를 이길 수 있을지 몰랐는데, 후배들이 상대 투수를 함께 연구하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것이 주효했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다안타 기록에 대해서는 "나는 이제 끝물이다. 밑에 있는 후배들이 결국 내 기록을 깰 것이기에 숫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념공도 안 챙겼다"며 쿨한 반응을 보였다.
시즌 초반 살짝 주춤했다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최형우는 "시즌 초에는 원하지 않는 포인트가 있었는데 이제는 조금 이제 앞으로 당겨져서 이제 내가 생각하는 포인트랑 조금씩 맞아가고 있다"며 삼성 복귀 후 첫 4안타 경기에 만족감을 보였다.
이날 경기 후에는 삼성 이적 후 처음으로 응원단 단상 인터뷰에 올라 팬들과 만나는 특별한 시간도 가졌다. 최형우는 "10여 년 전에는 자주 올라갔는데, 오늘은 많이 떨렸다"며 "예전엔 혼자였지만 이제는 딸이 꽃다발을 전해주러 오니 감회가 남다르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변함없이 응원해 주시는 삼성 팬들을 보면 감동적"이라며 변함 없는 응원을 보내주는 팬들을 향한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형우는 최근 팀의 부상 악재에 대해서도 베테랑다운 책임감을 보였다.
이날 2군으로 내려간 강민호에게 "위로했다. 빨리 다시 만들어온다고 인사하고 기분좋게 갔다. 마음 정리하고 다시 오면 확실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우는 "며칠 전 조언을 구하길래 알려줬는데 경산에 가서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다음 주 구자욱이 복귀하면 경기력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5월 중순까지 잘 버티면 분명히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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