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남북 여자 축구 클럽팀이 대한민국에서 역사적 대결을 펼친다.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25~2026시즌 여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멜버른시티(호주)-도쿄 베르디(일본) 경기 승자와 23일 오후 2시 결승에서 붙는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4억8000만원), 준우승 상금도 50만 달러의 거액이다.
남북 여자 축구가 대표팀 레벨이 아닌 클럽팀끼리 한국에서 붙는 건 처음이다. 사실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문 자체가 불투명했다. 보이콧 가능성도 있었다. 남북 체육교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으로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더는 진척되지 못했다.
극적인 반전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의 '선견지명'이 빛났다. 정몽규 KFA 회장은 줄곧 여자축구 활성화를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KFA는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AWCL 준결승전 및 결승전 개최 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번 대회 유치를 통해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과 WK리그 경쟁력 제고에 보탬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KFA는 수원FC 위민의 홈경기가 불가능할 경우 충남 천안의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것도 고려했다. 다만 규정상 해당 협회 소속 클럽이 준결승에 진출해야만 유치 자격이 유효했다. 수원FC 위민이 3월 열린 8강전에서 4강 진출을 이뤄내며 한국 개최가 최종 확정됐다.
북한 여자 축구팀의 한국 방문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이뤄지게 됐다. 스포츠 전 종목으로 따져도 북한 선수가 한국에서 열린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는 건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에 북한의 차효심이 장우진(세아)과 짝을 이뤄 혼합복식에 출전했다. 단일팀이 아닌 '북한 대표' 자격 공식 대회 출전이 이뤄진 것은 같은 해 9월 창원에서 열린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이다.
북한의 방문은 5월 초에야 결정됐다. KFA 관계자는 "AFC가 지난 1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참가가 확정됐다고 알려왔다"고 했다. KFA는 4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한이 확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에 방문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 선수단은 선수 27명, 스태프 12명 등 총 39명이다.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문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의 'BBC'는 '북한 팀이 드물게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고, 마이니치 등 일본 언론들도 관련 소식을 발빠르게 알리며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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