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끝내 참지 못했다. 좌완 선발투수 이의리가 또 4사구로 자멸하자 조기 강판을 택했다.
이의리는 5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2안타(1홈런) 5볼넷 1사구 3삼진 5실점에 그쳤다. 올 시즌 최소 이닝 투구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7.23에서 8.53으로 치솟았다.
역시나 제구가 문제였다. 49구 가운데 볼이 25개로 더 많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까지 나왔으나 제구가 되지 않으니 의미가 없었다.
KIA는 경기 초반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한화 좌완 신예 강건우를 빠르게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2사 후 김선빈과 김도영의 연속 안타로 1, 3루 기회를 잡았고, 대체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가 중월 3점포를 터트려 3-0 리드를 안겼다.
KIA는 기존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좀처럼 공격이 풀리지 않아 애를 먹었다. 4번타자 김도영을 제외하면 해결사가 없었다. 나성범과 오선우로는 충분히 점수를 뽑기가 어려웠다. 아데를린 영입을 결정하자마자 빠르게 행정 절차를 진행했고, 4일 6주 5만 달러(약 7000만원) 계약을 마치자마자 5일 바로 1군에 등록할 수 있게 했다. 그 노력의 결실이 첫 타석 홈런으로 보상 받는 듯했다.
이의리는 이 좋은 분위기를 제대로 망쳤다. 2회초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좌월 홈런을 얻어맞은 게 시작이었다. 3-1. 추격을 허용했지만, 여기까지는 와르르 무너질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의리가 채은성과 허인서를 연달아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렸다. 무사 1, 2루 하주석 타석 때는 보크까지 저질러 2, 3루가 됐고, 하주석은 몸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무사 만루에서 심우준과 이진영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꾸역꾸역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요나단 페라자와 문현빈에게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 3-3이 됐다.
이 감독은 더는 이의리를 마운드에 두고 볼 수 없었다. 불펜에서 대기하던 김태형을 바로 마운드에 올렸다. 이의리도 불만의 여지가 없을 교체였다. 투수가 타자가 아닌 자신과 싸움을 이어 가고 있으니 도리가 없었다.
김태형은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한화 4번타자 강백호에게 우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이의리의 실점은 5로 불어났다. 김태형이 다음 타자 노시환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의리는 올해 양현종과 함께 국내 선발진의 주축으로 자리를 잡아야만 했다. 좋은 구위를 갖고도 4사구를 남발해 이닝을 길게 끌지 못했는데, 그래도 직전 3경기는 모두 5이닝을 채우며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이날 또 무너지면서 이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게 만들었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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