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잭 오러클린(26)을 바라보는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의 얼굴에 이제야 진한 미소가 번졌다. '6주 대체 선수'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짜 선발'로 거듭나고 있는 오러클린의 호투에 삼성의 마운드가 요동치고 있다.
삼성은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오러클린의 역투와 복귀한 '캡틴' 구자욱의 맹타를 앞세워 11대1 완승을 거뒀다. 한 주의 시작이자 어린이날을 맞아 야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에게 선사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오러클린이었다. 오러클린은 6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뿌리며 4안타(1홈런) 7삼진 1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6전 7기 끝에 거둔 감격의 KBO리그 마수걸이 승리다.
사실 고비도 있었다. 5이닝을 마쳤을 때 투구 수는 이미 94개. 보통의 선수라면 여기서 멈출 법도 했지만, 오러클린은 달랐다. 박 감독은 6일 키움전에 앞서 "본인이 퀄리티스타트(QS)에 대한 욕심이 강하더라"면서 흐뭇해 했다. 의욕적으로 나서는 오러클린의 마인드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오러클린은 이날 결국 시즌 첫 승과 함께 3경기 연속 QS라는 값진 결과물을 손에 쥐었다.
박 감독은 "경기에서 보니까 100개가 넘어가도 구위가 안 떨어지더라. 몸에도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아서 6회까지 던지게 했다. 물론 10일은 상태를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도 선발은 당연히 오러클린이다. 박 감독은 "구위를 보고 좀 떨어졌다 싶으면 불펜을 빨리 활용하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시작도 하기 전에 부상으로 이탈한 맷 매닝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오러클린은 이달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3경기 연속 QS를 기록하며 '계산이 서는 투수'로 완벽히 변신해 정식 계약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 입장에서도 오러클린의 활약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원태인과 최원태가 컨디션을 회복 중인 상황에서 오러클린까지 선발 한 축을 든든히 지켜준다면, 시즌 초반 고민이었던 선발 로테이션 잔혹사를 완전히 끊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틈만 나면 "시즌 끝까지 이곳 삼성에서 뛰고 싶다"고 밝히고 있는 오러클린. '효자 외인'의 향기를 풍기기 시작한 그가 삼성의 상위권 도약을 이끄는 확실한 방패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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