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급순위 25위(2025년 기준)의 중견 건설사 두산건설이 진행하는 공사 현장 인근에서 '지하암반 발파작업'의 여파로 추정되는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그러나 피해 원인 제공 의혹을 받고 있는 두산건설 측은 "관련 법령 기준에 따라 공사를 진행했고, 피해 주장과 공사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피해가 공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피해 호소인은 있는데, 책임자는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두산건설은 최근 두 곳의 서로 다른 지역에서 '지하암반 발파작업 피해'와 연루됐다.
한 곳은 강원도 원주시다. 두산건설은 지난 2021년 원주 원동 남산지구 주택재개발사업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했다. 현재는 공사가 완료돼 입주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 대규모 공사 현장 인근마을 주택의 벽과 지붕이 갈라지거나 수도관이 터지는 등의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이와 관련해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아파트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행한 지하암반 발파작업으로 인해 인근 마을이 사실상 피해지역이 됐다'면서 "업체 측은 자신들이 선정한 하청 안전진단 업체를 통해 '책임이 없다'는 보고서를 내놓고, 20만만~80만원의 위로금으로 일을 무마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실 관계자는 "민원을 접수한 뒤 두산건설 측과 만나 해당내용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면서 "법령 기준을 준수했고, 약 320가구에 대한 합의를 진행하며 강압은 없었다는 게 두산건설 측의 설명인데, 법령 기준이 제대로 준수됐는 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원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지난 3월 이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다. 두산건설이 시공을 맡은 한 강남구 논현동 대형교회의 신축공사 현장에서 지하 암반 발파작업이 진행됐는데, 이후 인근 200여 세대 아파트 단지에서 유리창 파손 및 벽체 균열, 창틀 뒤틀림, 타일 탈락 등의 이상 현상이 발생한 것.
피해가 생긴 아파트 입주민은 발파작업의 여파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두산건설과 강남구청 측에 공사 중단과 정보공개 등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두산건설 측은 "안전기준을 준수한 발파 작업과 인근 피해 사례와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피해 보상 대신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두산건설 측은 "강원도 원주시의 경우, 대규모 공사 과정에서 생긴 소음과 분진으로 인한 생활 불편에 대한 보상협의를 주민 비상대책위원회와 진행했다. 보상 내용에 이견이 큰 1가구를 제외한 300여 가구 대부분이 합의를 마쳤다"면서 "하지만 이건 생활 불편을 초래한 데에 따른 위로금이었다. 발파작업에 따른 피해 보상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논현동 공사현장의 경우도 현재까지 확인된 계측자료와 현장 점검 결과상 제기된 피해 주장과 공사 간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주민 피해와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및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발파구간 인접구조물에 대한 피해 및 손상을 막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제13조에 따라 '발파 표준안전 작업지침(고용노동부 고시)'을 고시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자체 시방서 기준으로 '진동속도에 따른 규제기준'을 두고 발파 허용 진동치(단위 ㎝/s, 진동가속도, 카인)를 제시한다.
이에 따르면 주택과 아파트의 허용 진동치는 0.5카인(㎝/s)이다. 즉, 매 초당 0.5㎝ 이하의 발파진동이 안전기준이라는 뜻이다. 두산건설은 이 기준치 안에서 공사가 진행됐을 뿐 피해와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애초 문제를 제기한 최혁진 의원실 관계자는 "건설사 측은 안전기준을 준수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진단을 내린 업체를 선정한 것도 두산건설이다. 때문에 진단이 정확하고, 적법하게 이뤄졌는지에 관해 더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진단이 정확히 이뤄졌음에도 피해가구가 발생했다면, 국내 기준 자체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관계부처의 자료를 충분히 검토한 뒤 필요하다면 주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법안 발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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