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스틸(70·한국명 박은주) 주한 미국 대사 후보자가 20일(현지시간) 열린 미 연방 상원의 인사청문회에서 자기 가족의 험난했던 인생사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스틸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남편 숀 스틸 변호사를 비롯해 2명의 딸과 사위들, 손주들 등 가족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 뒤 우리나라 속담인 "고생 끝에 낙이 온다"를 한국어로 언급했다.
이어 다시 영어로 "수많은 한국계 미국인들처럼 우리의 이야기는 고난 속에서 시작됐다"며 "내 부모는 6·25 전쟁 중에 북한을 탈출했다. 부모는 3만6천명 이상의 미국인이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을 바쳤기 때문에 안전하고 자유로워진 한국에서 가정을 꾸렸다"고 말했다.
스틸 후보자는 "우리가 일본에 살던 시절, 아버지는 미국을 희망과 자유, 번영의 등대로 여기며, 나를 미국에서 공부하도록 권했다"며 "아버지의 말은 옳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제임스 리시(공화·아이다호) 외교위원장이 냉각된 남북관계 및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등에 대한 입장을 묻자 "모두발언에서 말했듯이 내 부모는 공산주의를 피해 북한을 탈출했다. 그곳에서 모든 것을 잃고 남한으로 와서 다시 일궈냈다. 아버지는 외교관이 돼 일본으로 갔고, 이어 우리는 미국으로 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지 우리 모두 잘 안다"며 "그것이 미국과 일본, 한국 간에 매우 강력한 동맹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스틸 후보자는 피트 리케츠(공화·네브래스카) 의원의 질의 때는 "우선, 6·25 전쟁 기간 복무한 모든 한국 참전용사에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그들이 없었다면 나는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 부모는 북한의 각기 다른 곳에서 한국으로 내려왔고, 그 덕분에 그들이 한국에서 만나고 내가 여기 있다. 그것에 나는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부모가 북한 공산주의를 '탈출'한 점, 6·25 전쟁에 미국이 참전한 덕분에 자신이 태어나고 미국으로 와서 성공하고 공인으로서 봉사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자신이 미국의 '가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청문회에서 상원 외교위 위원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스틸 후보자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회 내 최측근 중 한 명인 빌 해거티(공화·테네시) 의원은 "내 딸들이 당신의 고향 주(州)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콘서트에 가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해 청문회장에 웃음이 터졌다.
해거티 의원은 또 고려아연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추진하는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이 "고도로 전략적"이라고 한 뒤 "인준을 받으면 이 사안이 최우선으로 잘 처리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스틸 후보자는 "인준을 받게 되면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의원은 스틸 후보자가 하원의원 시절 한국계 미국인의 '이산가족 국가등록 법안'을 대표로 발의했고, 자신은 상원에서 이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케인 의원은 그러면서 "현재 남북관계는 상당히 어렵지만 나는 당신이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나는 당신의 인준을 지지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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