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D '악의 제국' 논란, 터커가 오타니-소토-저지보다 연봉이 많은데 정말 그 정도인가?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번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평가받던 카일 터커가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논란이 뜨껍게 이어지고 있다.
두 가지 측면에서다. 우선 계약 내용이다. 터커는 4년 동안 2억4000만달러를 보장받았다. 총액은 역대 10위권 밖이지만, 평균연봉(AAV) 6000만달러는 사실상 1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젠 동료가 된 오타니 쇼헤이가 AAV 7000만달러로 액면상 1위지만, 그는 계약기간 10년간 받기로 한 7억달러 중 97%인 6억8000만달러를 2034년부터 10년에 걸쳐 나눠받기로 했다. 추후지급액(deferrals)을 감안한 AAV의 현가(present-day value)는 4608만달러에 불과하다.
터커의 경우 총액 중 3000만달러를 나중에 받기로 해 AAV의 현가는 5710만달러로 계산된다. 즉 AAV 1~3위는 터커, 후안 소토, 오타니 순이다. 소토는 1년 전 뉴욕 메츠와 15년 7억6500만달러에 계약하면서 추후지급 조항을 넣지 않아 AAV의 현가는 액면 그대로 5100만달러다.
논란은 이 대목에서 생긴다. 터커가 그만한 가치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냐는 것이다. 1997년 1월 17일 생인 터커는 이제 막 29세가 돼 전성기를 이어갈 수 있는 나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커리어와 성장 가능성을 감안하면 AAV 5000만달러 이상은 과하다고 봐야 한다. 터커가 주전으로 자리잡은 2021년 이후 작년까지 5년간 누적 fWAR 랭킹을 보자. 터커는 10위에 불과하다.
애런 저지(42.8), 오타니(31.6), 소토(30.7), 프란시스코 린도어(29.8), 호세 라미레즈(29.8), 트레이 터너(28.2), 프레디 프리먼(27.0), 바비 윗 주니어(26.7), 무키 베츠(25.2) 등 9명이 터커보다 위다. 터커가 23.4로 10위, 그 바로 뒤가 마커스 시미엔(23.2)이다.
지난 5년간 저지, 오타니, 소토가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다고 보면 된다. 터커는 이 부류에 명함도 못 내민다. 저지는 62홈런을 때린 2022년 말 9년 3억6000만달러, AAV 4000만달러에 뉴욕 양키스와 재계약했다. AAV는 공동 7위다.
2022년 데뷔한 윗 주니어의 경우 4년 누적 fWAR이 5년 합계 터커보다 높은데도 AAV는 2625만달러로 터커의 절반에 미치지도 않는다. 그는 풀타임 두 시즌을 마친 뒤 2024년 2월 11년 2억8880만달러에 장기계약을 했다. 구단 옵션을 포함하면 14년 3억7700만달러가 된다.
공격력은 그렇다 쳐도 수비력은 이제 최정상급은 아니다. 터커는 202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우익수를 보면서 골드글러브를 받았지만, 이후로는 수비력이 하락세다. OAA(평균이상아웃)가 2022년 5에서 2023년부터 -5, 2, -2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부상에 시달려 제 몫을 채우지 못했다. 2024년에는 정강이 부상으로 6월 초부터 9월 초까지 3개월을 재활에 매달렸고, 작년에는 시즌 막판 종아리를 다쳐 23일을 쉬었다. 터커가 파워와 정확성, 기동력, 수비력까지 갖춘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해도 AAV 1위는 아니라는 얘기다.
결국 다저스가 '오버페이(overpay)'했다는 얘기다. 터커 쟁탈전을 벌인 뉴욕 메츠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오퍼도 만만치 않았다. 메츠는 4년 2억2000만달러를 제시했는데, 추후지급이 없고 사이닝보너스와 첫 두 시즌 연봉이 다저스보다 많았다. AAV가 액면 그대로 5500만달러다.
토론토는 10년 3억5000만달러를 최종 오퍼했다고 한다. AAV가 3500만달러에 불과하지만, 계약기간 10년을 보장해 준 유일한 팀이었다. 다저스도 메츠와 토론토의 오퍼 수준을 간판하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오퍼 수준을 높였다. 금액 말고도 월드시리즈 3연패를 노리는 다저스의 전력은 분명 터커에 매력적이다.
또 하나. 터커는 다저스 내에서 지명도와 비중에서 4,5위권이다. 본인이 다저스를 이끌어야 한다는 마음을 먹을 필요가 없다. 다른 구단에 비해 책임감과 부담감이 훨씬 가볍다. 그만큼 다저스는 스타군단이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후반에 걸쳐 '악의 제국(Evil Empire)'으로 불리던 뉴욕 양키스에 비유될 만하다. 양키스는 1999년 2월 당시 2년 연속 사이영상 위너인 로저 클레멘스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며 스타급 선수들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후 양키스는 마이크 무시나, 제이슨 지암비, 마쓰이 히데키, 호세 콘트레라스, 개리 셰필드, 알렉스 로드리게스, 랜디 존슨, 쟈니 데이먼, CC 사비시아, 마크 테셰이라, AJ 버넷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싹쓸이하며 래리 루키노 보스턴 레드삭스 사장으로부터 '악의 제국'이란 비판을 들었다.
하지만 양키스는 2000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뒤 FA 시장에서 돈을 뿌려대던 2001~2008년까지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다저스는 이와 다른 생보를 보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26-01-19 08:56: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