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액션? 제가 잘하나요?"…조인성, '휴민트'로 이룬 레전드 갱신(종합)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조인성(45)이 첩보 액션 영화 '휴민트'를 통해 또 한 번 레전드급 액션의 정점을 찍었다.
11일 개봉한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베테랑' 시리즈, '모가디슈', '밀수'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인성은 극 중 국정원 블랙요원 조 과장을 연기했다.
조인성은 영화를 개봉한 소감에 대해 "아주 부담스러운 날이다. 다 같이 열심히 했으니까,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저희 영화를 포함해 쟁쟁한 설 연휴 개봉작이 세 편이 나왔는데, 관객 분들이 극장으로 발걸음 하실 수 있게 만드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류승완 감독과는 영화 '모가디슈', '밀수'에 이어 '휴민트'로 세 번째 작업을 함께했다. 이에 조인성은 "제가 강동구 출신이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게 아닐까 싶다. 강풀 작가님을 비롯해 나홍진 감독님, 류승완 감독님 셋 다 강동구에 거주하고 계신다. 세 분이서 제 스케줄을 돌려 쓰고 계신다(웃음). 류승완 감독님과는 감독과 배우를 넘어 동지가 됐고, 더 넘어서는 한국영화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사이가 됐다. 유독 감독님이 인간적인 저의 모습을 다른 감독님들과는 다르게 더 많이 봐주시는 것 같다"고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특히 '휴민트'에선 박정민의 변신이 눈에 띄었다. 극 중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맡아, 전작보다 한층 날렵해진 비주얼을 자랑했다. 박정민과 영화 '밀수'에 이어 '휴민트'를 함께한 조인성은 "정민이의 노력 잘 봤다. 원래 멋있게 나오려면 노력해야 한다. 멋있는 거 쉬운 거 아니다. 저도 촬영 전에 일찍 일어나서 무조건 30분씩 뛴다. 정민이는 처음이라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미남 계보를 이을 박정민을 향해 "축하한다. 고통의 길로 들어왔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액션 연기에 대한 어려움은 없는지 묻자, 조인성은 "매 순간 매 순간 버겁다(웃음). 어쨌든 제가 작품을 선택 한 거지 않나. 액션 연기에 큰 의의를 두지 않는 편이고, 액션 배우를 꿈꾼 적도 없다. 이야기가 재밌으면 작품을 하는 편이고, 액션에 대한 큰 뜻을 가지고 한 건 아니었다"고 답했다.
또 본인의 액션 연기에 대해선 "사실 잘했는지 모르겠다. 제가 할 수 있으면, 다른 배우들도 다 할 수 있는 연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냥 같이 작업한 분들이 만족해하시고, 관객들이 좋아해 주시면 좋은 거지, 액션의 퀄리티를 하나하나 다 따지진 않는다"고 겸손한 답변을 내놓았다.
조인성은 최근 멜로보다는 액션물로 관객들과 극장에서 만나고 있다. 그는 "현재의 저는 멜로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사랑도 중요한데, 사랑을 포함한 사람이 더 궁금하다. 꼭 남녀 간의 사랑만 사랑이 아니지 않나. 인류애도 사랑에 포함된다. 최근 멜로라고 하면 (한)효주 씨하고 '무빙'에서 잠깐 한 거 말곤 없다. 멜로도 어렸을 때 많이 해봐서, '멜로 한도초과'다. 물론 지금 하는 멜로는 조금 다를 순 있지만, 더 나아가 사람을 그리는데 포커싱을 두고 있다. 또 멜로를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본인의 매력을 작품에 많이 담아내야 하다 보니, 자칫하면 자아도취에 빠질 위험도 있다. 전 그런 걸 배제하고 싶고, 사람을 잘 만들고 싶어서 영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나이가 40살 넘었고, 각자 본인이 해야 할 몫이 있는 거다. 저보다 10살 이상 어린 배우랑 붙여놓는 것도 관객 분들의 입장에서 거부감을 느끼실 수 있지 않나"라며 "아무리 연예계가 어렵다고 하지만, 최근 젊은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 친구들도 좋은 멜로 작품을 통해 스타가 되고 하면, 제가 거기에 다시 들어갈 수 없다. 그들도 그들이 해야 할 몫이 있고, 저는 저대로 사회의 시의성을 맞춰 다양한 모습을 그리는 게 작업 목표다. 이후에 제가 다시 멜로를 하게 되면, 노희경 작가님이 써주셔야 제 나이대에 맞는 멜로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인성은 '휴민트'를 시작으로 올해 '호프'(감독 나홍진), '가능한 사랑'(감독 이창동)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연이은 거장들과의 작업에 부담감을 느끼는지 묻자, 그는 "제가 뭐라고 한국영화의 운명을 짊어지나"라며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세 감독님이 영화시장에 출격을 하신 거다. 아니면 저 혼자서 어떻게 출격을 하겠나. 황정민 선배나, (박)정민이, (신)세경이, (설)경구 형, (전)도연 누나, (조)여정이와 함께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오실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을 하는 거다. 모든 작품들이 혼자서는 꽃을 피울 순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2026-02-14 07: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