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쉬면 야구 더 못할수도" 롯데 4人 구제? 야구·도박·징계 선배 안지만 "나도 가본 곳 같은데…" [SC포커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야구 선수에게 1년이란 시간은 정말 크다. 요즘 야구팬들 민심이 안 좋아서 네 선수가 복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프로야구계에 풍파를 던진 롯데 자이언츠 도박 4인방(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에 대해 야구와 도박, 징계 선배인 안지만이 속내를 드러냈다.
안지만은 2015년 삼성 라이온즈 도박 사건(일명 마카오 삼성 4인 원정도박)의 장본인 중 한명이다. 안지만은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롯데 선수들이 간 장소는 예전에 가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4명이 모이면 술을 마셔도, 당구를 쳐도 정말 재미있다"며 농담반 진담반의 씁쓸한 속내도 전했다.
이날 안지만은 "(도박, 징계)유경험자로서 이야기하자면 나도 (징계 이후)야구를 다시 하지 못하게 됐지만, 징계는 징계대로 받되 그 선수들이 야구는 할수 있으면 좋겠다. 사실 야구선수에게 1년이라는 시간은 정말 크다. 4~5년씩 쉬거나 야구를 못하게 만들기보단,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경각심을 심어주는 수준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 야구계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도박도 음주운전처럼 다신 나오지 않을 정도로 강한 징계를 주되, 야구는 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인 뒤 "민심이 너무 안 좋아서 (롯데)선수들이 복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롯데 도박 사건은 대만 타이난에서 진행중이던 롯데 1차 스프링캠프 휴식일을 앞두고 숙소 근방의 오락실을 찾은 롯데 선수들의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시작됐다. 특히 고승민과 나승엽처럼 팀 전력의 핵심을 담당하는 선수들이 연루된데다, 김동혁이 고가의 경품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며 논란이 더욱 커졌다.
롯데 4인방은 사건 공론화 다음날인 14일 즉각 귀국 조치된 뒤 구단 훈련시설도 이용하지 못하도록 선수단과 격리된 상태다. KBO는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김동혁(3회 방문)에겐 50경기,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1회 방문)에겐 3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는 스프링캠프에 앞서 KBO가 '카지노, 파친코 등 품위손상 행위를 피해달라'며 사전에 공지했던 대로다.
롯데 구단이 내부 논의를 통해 자체 징계가 부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들의 앞날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롯데 구단이 '자체 징계'를 강조한 이상 적어도 전원 방출 등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들이 징계기간 동안 착실하게 훈련에 전념해 향후 프로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의문이다.
안지만의 인생 역시 징계 이후 180도 달라졌다.
해당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안지만은 프로야구 대표 필승조 '믿을맨'이었다. 4년 연속 20홀드(2011~2015년 5년간 131홀드)를 올리며 마무리 오승환-임창용의 앞을 지킨, 삼성 왕조의 핵심 주역이었다. 특히 통산 177홀드는 아직도 리그 최다 홀드(2위 LG 김진성 160개)로 남아있다.
마무리가 아닌 필승조임에도 2014년 겨울 4년 65억원이라는 당대 최고 레벨의 금액으로 FA 계약도 맺었다. 훗날 밝혀진 바에 따르면 추가 옵션 모두 달성시 총액이 무려 92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계약이었다.
하지만 안지만을 비롯해 에이스 윤성환, 마무리 임창용, 해외 진출 상태였던 오승환까지 엮인 이른바 '마카오 4인 원정 도박' 사건은 이들의 인생을 크게 뒤틀어놓았다. 삼성 구단은 곧바로 선수를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시켰고, 그 결과 2011년 이래 이어오던 통합 우승에 실패했다. 이후 사령탑 교체와 2021년 3위, 2024년 한국시리즈 재진출을 이뤄내기까지 암흑기를 겪어야했다.
안지만은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2016년 리그에 복귀했지만, 이미 그의 몸은 프로 무대를 잊은 뒤였다. 31경기 37⅓이닝, 2승5패5세이브5홀드로 부진했고, 뒤이에 도박 사이트 개설 관련 사건까지 터지며 끝내 방출됐다. 이후 2019년부터 인터넷방송인으로 전업했다. 안지만 외에도 성공적인 국내 복귀 후 우여곡절 끝에 영구결번을 받으며 명예롭게 은퇴한 오승환을 제외하면, 윤성환과 임창용 역시 불명예스럽게 커리어를 마감했다.
특히 안지만의 경우 이후에도 구설이 계속됐다. 프로스포츠의 근간인 팬서비스 부실 논란에 대해 "선수가 없으면 팬도 없다. 팬이 없어도 야구 경기는 열린다. 팬들 많이 온다고 연봉이 오르냐"라고 말하는가 하면, 구단 수뇌부로부터 금전을 수수해 해임된 전 프로야구 심판 최규순씨를 초대해 방송하는 등 잊을만하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날 안지만은 "야구 그만두고 3년 넘게 재판도 하고 피폐한 생활을 했다. 욕도 많이 먹었고, 안해본 게 없다. 식당도 했고, 물건도 팔아봤다"면서 "10년이 지났는데도 야구 아닌 도박으로만 기억되는게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향후 전직 야구선수 겸 코치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다만 안지만의 이 같은 주장이 롯데 4인방에게 큰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안지만이 예로 든 음주운전 역시, 메이저리거로 승승장구하던 강정호의 커리어가 음주운전 한방에 끊겨버린 이후 야구계의 경각심이 크게 올라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예라고 보기 어렵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6-02-25 06:3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