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울었던 KIA인데... 건강했던 최형우 박찬호를 못잡았다. '윈나우'가 맞나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IA의 2026시즌 포지셔닝은 윈나우일까. 우승을 위한 성장일까.
올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절대 1강'으로 꼽혔던 KIA 타이거즈다. KIA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팀이 누구일까가 더 궁금했던 2025시즌인데 시작되니 상황은 완전히 달랐다. LG 트윈스가 초반 내달리며 1위를 달렸고, 중반엔 한화 이글스가 폰세-와이스를 앞세워 우승을 하는 듯했다. 결국 LG가 후반기 대 역전을 이루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LG와 한화의 1위 다툼 속에 KIA는 없었다.
개막전서 김도영이 허벅지 부상을 당했는데 이후에도 두번의 햄스트링 부상이 더 생기며 겨우 30경기에 뛰는데 그쳤다.
지난시즌 MVP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의 모습을 보여줬던 김도영이 빠지면서 KIA의 '절대 1강' 위치는 흔들렸고, 뒤이어 주전들의 부상이 계속 나오면서 제대로된 완전체 전력으로 시즌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백업 선수들의 활약으로 가을 야구 가능성을 보이기도 했지만 후반기에다시 떨어지며 결국 지난해 우승팀이 큰 전력 손실이 없었는데도 8위로 떨어지는 최악의 결과를 낳고 말았다.
이번 겨울에 KIA는 다시 우승을 향할 전력을 구축할 것으로 보였으나 결과는 아니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와 베테랑 타자 최형우, 백업 포수 한승택이 FA 자격으로 이적했다.
공교롭게도 박찬호와 최형우는 이번 시즌 KIA에서 500타석 이상을 소화한 단 두명의 선수였다.
둘 다 큰 부상없이 뛰었고 좋은 성적을 냈다. 박찬호는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 148안타, 5홈런 42타점 75득점을 올렸고, 최형우는 133경기서 타율 3할7리, 24홈런, 86타점 74득점을 했다.
올시즌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둘을 뺏긴 KIA는 내부 FA 양현종과 이준영과 계약을 했을 뿐 마지막 남은 FA 조상우와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른 외부 FA 영입은 없는 모습.
사실상 외국인 선수가 KIA의 2026시즌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지난해 우승의 주역이자 올해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했던 제임스 네일과 총액 200만 달러에 재계약한 것은 다행이다. 11승을 올린 아담 올러를 대신할 2선발을 뽑는게 중요하다.
최형우가 빠지면서 외국인 타자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35개의 홈런을 쳤지만 타율이 2할3푼6리로 낮았던 패트릭 위즈덤과 결별한 KIA가 어떤 타자를 데려올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박찬호와 최형우의 이탈로 KIA의 전력은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올시즌과는 분명히 달라졌다. 이들의 공백을 유망주들의 성장으로 채워내야 하는 상황이다.
부상으로 뛰지못했던 김도영이 건강하게 뛰고, 부상으로 82경기밖에 못뛰었고 성적도 타율 2할6푼8리, 10홈런, 36타점에 그친 나성범이 부활해야 한다.
우승팀 LG는 외부 영입은 없었지만 김현수가 떠났을 뿐 외국인 선수 3명과 재계약을 했고, 박해민은 지켜내는 등 우승 전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준우승팀 한화는 절대적인 전력이었던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났지만 국내 불펜진이 좋고, 강백호를 영입하며 타격을 강화했기에 외국인 투수가 상대 1,2선발과 싸워주기만 한다면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비해 KIA는 주전 유격수와 중심 타자가 떠나면서 전력 손실이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현재 KIA의 움직임은 당장 2026시즌에 우승에 올인하는 '윈나우'가 아닌 올해 경험을 쌓은 유망주들을 키우는 것에 더 집중할 것처럼 보인다.
물론 KIA가 외국인 농사에 성공하고 구상한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떠난 선수들의 공백을 잘 메워준다면 5강 이상을 노려볼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는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하면 예상외의 성적을 내기도 한다. 또 유망주의 성장 역시 기대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생각하지 못한 선수가 뜨는 경우가 더 많다.
최고 인기팀이라고 자부하던 KIA는 올해 10개팀 중 유일하게 관중수가 줄었다. 지난해 117만명에서 올해 107만명으로 약 8%정도 감소했다. 성적 급하락이 1200만명 돌파의 호황기에도 유일하게 감소한 이유. KIA가 내년엔 도약할 수 있을까. 지금은 '만약'이 너무 많은 KIA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2025-12-12 21:4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