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강백호 더비 '239분' 혈투 → 승자는? 대전 하늘 물들인 21안타 불꽃놀이…KT, 한화 잡고 3연승 선두질주 [대전리뷰]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대전 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의 승자는 KT 위즈였다. 선발부터 불펜까지, 더 탄탄해진 마운드가 돋보였다.
KT 위즈는 31일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9대4로 승리했다.
이로써 KT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시리즈 2연승에 이어 또다시 승리를 추가, 개막 3연승을 질주했다. 이날 한화와 롯데 자이언츠가 패함에 따라 이제 개막 3연승을 달리는 팀은 KT와 SSG 랜더스, 두 팀밖에 남지 않았다.
국내 최강을 자부하는 KT 마운드는 한층 견고해졌다. 안현민과 장성우를 축으로 한 타선은 묵직하게 득점을 향해 한걸음한걸음 전진했다. 한화의 뒤늦은 반격은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KT는 최원준(중견수) 김현수(1루) 안현민(우익수) 힐리어드(좌익수) 장성우(지명타자) 김상수(2루) 허경민(3루) 한승택(포수) 이강민(유격수)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했다. 선발은 케일럽 보쉴리.
한화는 오재원(중견수) 페라자(우익수) 문현빈(좌익수) 노시환(3루) 강백호(지명타자) 채은성(1루) 하주석(2루) 최재훈(포수) 심우준(유격수)으로 맞섰다. 3일 연속 동일한 라인업이다. 선발은 오웬 화이트.
이른바 '강백호(한승혁) 더비'다. 한화가 최근 2년간 엄상백-심우준-강백호를 잇따라 FA로 영입하며 불꽃 라이벌리가 생겼다. 개막시리즈 2연승을 거둔 두 팀인 만큼 열기가 한층 더 뜨거웠다. 10개 구단 사령탑 중 최고령 1~2위간의 맞대결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는 오후 6시 54분 부로 17000석 티켓이 모두 팔렸다. 한화는 올시즌 개막 이후 3일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경기전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개막시리즈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천적이었던)LG 트윈스 상대로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면서 "박영현 구위가 확 올라와서 다행이다. 전용주는 무슨 에이스 같은 공을 던지더라. 김민수도 잘해줬다"며 불펜 활약에 고무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이어 "이강민이 알아서 워낙 잘해준다. 최근 몇년간으로 보면 허경민 장성우 빼고 라인업이 싹 바뀌었지 않나. 안현민 최원준 김현수 한승택이 다들 컨택이 좋다. 타선이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나도 기대가 된다"면서 활짝 웃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강백호 더비'라는 말에 "야구가 원래 그래서 더 재미있다. (보상선수)한승혁도 잘 던지던데, 상대팀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라며 씩 웃었다. 이어 "강백호가 잘해주면 경기가 편하게 풀린다. 강백호-노시환의 시너지 효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찌 보면 핵심을 꿰뚫은 셈이다. 이날 노시환이 삼진 4개를 당하며 침묵을 지켰고, 한화는 승리할 수 없었다.
선취점은 KT가 뽑았다. 1회초 리드오프 최원준이 우중간 안타로 출루했고, 상대의 허를 찔러 2루까지 진루했다. 이어진 1사 3루에서 한화 화이트의 폭투 때 홈을 밟았다.
3~4회 무사 1,2루 찬스를 잇따라 놓쳤지만, 마운드가 실점없이 버텨주자 베테랑들이 힘을 냈다. 5회초 1사 후 장성우-김상수가 연속 2루타를 치며 1점을 추가했다.
반면 한화는 1~5회 매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득점을 노크했지만, 고비 때마다 KT 보쉴리에게 삼진을 내주며 막혔다. 특히 노시환은 1회 1사,12루, 3회 2사 2루, 5회 2사1,2루에서 잇따라 삼진당하며 한화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 과정에서 한화는 3회 선발 화이트가 수비 과정에서 미끄러지며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한화는 강재민 조동욱을 긴급 수혈해 버텼다.
하지만 5회 등판한 엄상백이 0-2 상황에서 KT 허경민에게 고의 아닌 '헤드샷' 사구를 던져 퇴장당했다. KT도 뒤이은 한승택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추가점 찬스를 잡았지만, 이강민-최원준이 범타에 그쳤다.
KT는 7회 3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한화 김도빈을 상대로 2사 1루에서 최원준-김현수의 연속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됐고, 안현민이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쳤다. 이어 김도빈의 폭투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3득점, 5-0으로 차이를 벌렸다.
8회초에는 한화의 바뀐 투수 원종혁을 상대로 장성우의 솔로포까지 터져나왔다. 대전 하늘을 기분좋게 가른 캡틴의 한방이었다.
KT는 보쉴리 한승혁 전용주에 이어 스기모토로 필승조 등판을 이어갔다. 그런데 한화의 반격은 지금부터였다.
스기모토가 8회말 2사 후 하주석에게 빗맞은 좌전안타를 허용하며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배트가 부러지면서 타구가 내야를 빠져나갔고, 스기모토는 부러진 배트를 피하느라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곧바로 허인서의 좌월 투런포가 터졌다. 이도윤의 3루 강습 땅볼 때 류현인의 실책, 그리고 스기모토의 폭투가 이어지자 벤치가 다시 움직였다.
바뀐 투수 김민수의 등판에도 한번 달아오른 한화 타선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오재원이 파울을 치며 버틴끝에 7구째 볼넷, 그리고 페라자가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때려 대전팬들을 열광케 했다. 페라자는 주루 과정에서 KT 1루수 김현수와 부딪히면서 2루까지 안전진루했다.
그래도 KT는 한화의 다음 타자 문현빈의 날카로운 강습 타구를 2루수 김상수가 멋진 수비로 틀어막아 한숨을 돌렸다.
이어진 9회초, 한화 박준영을 상대로 KT 타선이 또한번 폭발했다. 김현수의 2루타를 시작으로 안현민의 볼넷, 힐리어드의 우익선상 2타점 3루타, 장성우의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9-4로 달아났다.
여유가 생긴 KT는 개막 2연전부터 적지않은 피로가 쌓인 마무리 박영현 대신 주권으로 이날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2026-03-31 22:5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