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이었다. 특별대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조금의 배려를 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한국 피겨의 새 희망' 유 영(12·문원초5)이 대한빙상경기연맹의 배려를 기대하고 있다. 유 영은 10일 열린 2016년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에서 우승했다. 쇼트와 프리 총합에서 183.7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4년 5월 생으로 만 11세 8개월인 유 영은 김연아가 지난 2003년 이 대회에서 작성한 역대 최연소 우승(만 12세 6개월) 기록을 갈아치웠다.
실력으로 봤을 때는 태극마크 일순위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쳤다. 이미 유 영은 지난해 국가대표로 뽑혔다. 하지만 유 영은 더 이상 태극마크를 달 수 없다. 빙상연맹은 2015년 7월 만 13세 미만의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겠다고 선발 규정을 고쳤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가 정한 주니어 대회 출전 기준이 만 13세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 규정 때문에 유 영은 태릉선수촌에서 나왔다. 태릉선수촌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국내 최고의 시설인 태릉빙상장에서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마음편하게 훈련했다. 하지만 이제는 고달픈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대관 시간은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이다. 그것도 십여명의 선수와 함께 써야 한다. 컨디션 조절의 어려움과 부상 위험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유 영측은 배려럴 바랐다. 유 영의 어머니인 이숙희씨(46)는 11일 과천 빙상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공간만이 아니라 의무팀 등 여러가지 지원이 없어지는 것이 아쉽다. (유)영이가 '마사지가 제일 도움이 된다'고 하던데 못하게 돼서 아쉽다"고 걱정했다. 유 영을 지도하고 있는 한성미 코치(36)도 "선수 본인이 새로운 점프에 대한 열망과 호기심이 크다. 그런데 훈련 장소가 좁아지면 제대로 된 연습이 어렵게 된다. 기술의 스케일이 작아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유 영도 "태릉에서는 환경이 좋았다. 하지만 과천에서는 사람도 많고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빙상연맹에서 좋은 결정을 해줬으면"이라며 배려를 바랐다.
과천=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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