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템포의 수비가 좋은 리듬을 만들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단호하다. 이겼다고 해서 마냥 선수들을 칭찬하거나 두루뭉술하게 넘어가지 않는다. 이긴 경기라도 못한 부분, 또는 진 경기라도 잘 한 부분을 명확히 짚어내 반성하고 자책한다. 모비스가 안주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다.
1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모비스는 SK를 상대로 65대54로 이겼다. 2연승을 거두며 KCC와 함께 다시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똑같이 3경기가 남아있어 향후 KCC의 경기 결과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날 승리에 관해 유 감독은 별로 만족스럽지 않은 듯 했다. 정확히 말하면,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유 감독은 "후반전은 얘기할 것 조차 없다. 겨우 22점 넣었다. 전반에 너무 많이 앞서나가서인지 집중력이 너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대신 전반전에 관해서는 약간 만족감을 표시했다. "전반에 수비가 빠른 템포로 이뤄져서 실질적으로 좋은 리듬이 만들어졌다. 그 덕분에 수비 뿐만 아니라 공격까지 잘 됐다"고 했다.
유 감독은 전반의 모습이 후반에도 계속 이어졌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무엇보다 팀의 간판인 양동근을 아낄 수 있는 기회를 못 살린 게 화가난다고 했다. 이날 모비스는 전반을 21점차로 리드했다. 그러나 후반에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양동근이 계속 뛰어야 했다. 경기 전 "양동근이 너무 안쓰럽지만, 또 어쩔 수가 없다"던 유 감독이 화가날 만 하다. 양동근은 11점차로 이긴 경기에서도 32분53초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이 뛰었다.
유 감독은 "바로 그런 점이 화가 나는 부분"이라면서 "오늘도 후반에는 양동근 혼자 다 뛰었다. 선수들이 전반처럼 압박하고 잘 해주면 후반에 여유있게 출전 시간을 배분해 양동근도 쉬고,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갔을 텐데. 넣을 슛을 못넣고 느슨한 플레이를 했다"며 어쩔 수 없이 양동근의 출전 시간이 길어진 점을 아쉬워했다.
울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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