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리우올림픽, 개인종합과 팀 경기 단 2개의 메달이 걸린 리듬체조 경기는 '격전지'다. '1강' 러시아 에이스 2명을 제외하면 남은 시상대는 한자리뿐이다. 말 그대로 0.01포인트의 전쟁이다.
올림픽 첫 메달에 도전하는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가 27~28일(한국시각) 국제체조연맹(FIG) 핀란드 에스포월드컵에 나선다. 모스크바그랑프리에서 첫 개인종합 은메달을 포함, '은2 동2'를 따낸 지 일주일만의 첫 공식대회다. 이번 대회에는 '러시아 삼총사' 가운데 알렉산드라 솔다토바만이 나선다. 당초 3명 모두 출전 신청을 했으나 '세계선수권자' 야나 쿠드랍체바의 발목 부상이 낫지 않았다. 마르가리타 마문 역시 부상을 호소하며 신청을 철회했다. 대신 2월 중순 미스발렌타인에서 개인종합 1위, 4종목 결선에서 4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던 '우크라이나 에이스' 안나 리잣티노바가 출전한다. '벨라루스 라이벌' 멜리티나 스타니우타와도 맞붙는다. 리우에서 메달을 다툴 진짜 라이벌들이다. 물론 시즌 초반인 만큼 경쟁자를 의식하기보다 프로그램을 다듬고 실수를 줄이고 숙련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번 대회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짚었다.
0.117점의 차이를 메워라
손연재는 모스크바그랑프리에서 개인종합 예선 4종목에서 18.066점에서 18.366점 사이의 고른 점수를 받았다. 큰 실수도 없었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고 점수는 곤봉 결선에서 기록한 18.383점이었다. 라이벌스타니우타를 앞섰다. 단 하나, 아쉬움을 남긴 부분은 '18.500점'이다. 지난 시즌부터 손연재는 "에이스의 점수 18.5점 이상"을 목표 삼아왔다. 스타니우타는 리본에서 실수하며 17.466점을 받긴 했지만, 곤봉에선 18.550점을 받았다. 리잣티노바 역시 미스발렌타인 개인종합 예선 볼에서 18.500점을 찍었고, 종목별 결선 후프 18.600, 곤봉 18.500점을 찍었다. 손연재는 아직 월드컵시리즈 대회에서 '마의 18.5점'을 넘지 못했다. 경쟁자들이 실수하지 않고, 제 연기를 펼칠 경우 18.5점대를 이미 찍고 있다. 올림픽에서 안정적인 메달권을 노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18.5점 이상의 고득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번 대회 심판으로 나서는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장은 "첫 대회에서 18.383점을 찍었다. 18.500점에 겨우 0.117점 모자란다. 정확하고 깔끔한 마무리로 미세한 실수를 보완해 실시 점수를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18.5점 이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손연재는 대회와 훈련을 통해 프로그램을 수정해 나가고 있다. 미세한 차이는 퐁셰 피봇, 푸에테 피봇 하나의 차이일 수도 있고, 수구의 미세한 조작 실수일 수도 있다. 0.117점의 미세한 차이를 메워야 한다.
0.01㎜ 실수가 승부를 가른다
리듬체조는 '감점'의 스포츠다.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승리한다. '최강의 러시아 에이스'들도 때론 실수한다. 모스크바그랑프리에서 마문이 후프와 리본 2종목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며 17점대에 머물렀다. 개인종합 메달을 놓치긴 했지만 나머지 두 종목은 환상적이었다. 볼 결선에서 18.883점, 곤봉결선에서 18.950점을 기록했다. 19점대까지 충분히 찍을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마문의 '극과 극' 경기력은 올시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실수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손연재가 실수하지 않는다면 절대적인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리잣티노바, 스타니우타와의 경기력은 백중세다.18점대 후반을 넘나드는 러시아 에이스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치열한 메달 경쟁을 펼칠 확률이 높다. 이번 대회는 그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 심판으로 나서는 '1급 국제심판'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강화위원장은 "지난 6년간 손연재의 꾸준한 노력은 정말 칭찬할 만하다. 올림픽 시즌을 앞두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손연재의 올림픽 메달 가능성에 대해 "당연히 도전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긍정했다. "냉정하게 말해 러시아 에이스 2명과는 실력차가 있다. 그러나 손연재, 스타니우타, 리잣티노바 등은 상황이 비슷하다. 그들도 도전하는데 연재가 도전 못할 이유가 없다. 당일 컨디션과 실수가 메달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연재는 27일 새벽 핀란드 에스포 메트로아레나에서 펼쳐지는 시즌 첫 월드컵 대회에서 개인종합 예선 볼, 후프 연기를 차례로 펼친다. 27일 밤 리본, 곤봉 연기로 개인종합 순위를 가린 후, 28일 밤 종목별 상위 8명에 나서는 결선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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