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데뷔전이었다.
'신입생' 수원FC는 13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첫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승점 3점 같은 1점이었다. 클래식에서의 첫 경기라는 부담감과 원정경기라는 불리함, 여기에 계속된 부상자들의 발생까지. 수원FC가 넘어야할 언덕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하지만 수원FC는 보란듯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반은 다소 고전했지만 후반에는 상대를 압도했다. 무엇보다 수원FC만의 '막공(막을 수 없는 공격)'이 통했다는 것은 최고의 수확이었다.
수원FC의 올 시즌 전망은 기대 보다는 우려가 많았다. 겨우내 수준급 선수들을 보강했지만 양과 질에서 다른 클래식팀들에 미치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수원FC만의 팀 컬러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수원FC는 K리그 챌린지에서 극단적인 공격축구를 펼쳤다. 강팀을 만나던, 약팀을 만나던 언제나 한결 같았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절대 수비적으로 임하지 않았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FC가 그토록 주목을 받았던 이유도 '막공' 때문이었다. 하지만 클래식은 차원이 다른 무대다. 자칫 수준 높은 공격수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조덕제 감독은 자신감이 있었다.
물음표는 이내 느낌표로 바뀌었다. 겨울에 준비한 노림수가 통했다. 조 감독은 스피드와 기동력이 있는 측면 자원 영입에 주력했다. 지속적으로 상대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조 감독은 "측면에서 계속해서 흔들면 상대가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술과 결정력까지 갖추면 좋겠지만 계속해서 뒷공간을 노리고, 수비에서 압박해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데뷔전을 치른 윤태수와 챌린지에서 온 김병오는 이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자 중앙에서도 힘을 받았다. 블라단-레이어가 이룬 중앙수비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높이와 힘을 두루 갖춘 블라단-레이어 조합은 전남의 공격진을 무력화시켰다. 전반 29분 스테보에게 단독찬스를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수비력을 보였다. 챌린지 시절부터 수원FC의 약점은 수비였다. 블라단-레이어라는 확실한 중앙 수비 조합을 갖추게 된 수원FC는 부담없이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에 성공한 김근환도 수비에 힘을 보탰다.
전남전에서 부족했던 것은 찬스를 만드는 마지막 패스와 마무리 능력이었다. 수원FC는 이날 1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유효 슈팅은 단 3개, 득점은 없었다. 조 감독도 경기 후 "결정력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이날 경기에 나서지 않은 가빌란과 오군지미의 존재 때문이다. 둘은 수원FC가 전남전에서 드러낸 문제를 장점으로 하는 선수다. 가빌란은 패스 하나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고, 오군지미는 국제무대에서도 뛰어난 결정력을 보여줬다. 두 선수가 정상 컨디션으로 합류할 경우 수원FC의 파괴력은 배가 된다. 그때는 진짜 무서운 막내가 될수도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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