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은 변수와의 싸움이다.
리우올림픽은 역대 가장 열악한 올림픽으로 꼽히고 있다.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를 비롯해 각종 풍토병 등 보건문제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등 정치적 문제, 악명 높은 브라질의 열악한 치안까지 잠재적 위협 요소가 한, 둘이 아니다. 27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D-100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이런 악조건이 화두에 올랐다. 김정행 대한체육회 회장, 정몽규 선수단장도 이구동성으로 '브라질의 현지사정'을 극복해야 할 변수로 꼽았다.
훈련 중인 선수들도 변수 줄이기에 뛰어들었다. 이번 대회 최고의 메달밭 중 하나로 꼽히는 펜싱은 정상적인 훈련을 하지 못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참석한 선수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았기 때문이다. 취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재진을 향해 펜싱 코치도 "오늘 날짜를 잘못 잡으셨네"라며 안타까워했다.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으면 3~5일간 고열과 두통 등의 후유증이 있다. 무리하게 훈련하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이날 펜싱 선수들은 가벼운 몸풀기 정도로 훈련을 대신했다. 다른 종목들도 훈련 스케줄에 맞춰 풍토병 예방주사를 맞았다.
뿐만 아니다. 현지만의 특수한 사정도 변수다. 사격과 양궁, 두 종목은 아주 미세한 차이로 메달 색깔이 결정되는 민감한 종목이다. 사격의 문제는 조명이다. 박상순 사격 감독은 "모기 보다는 경기가 펼쳐질 경기장의 조명이 더 문제다. 국내 보다 조금 더 밝다. LED 조명 때문인 것 같다. 소총은 괜찮지만 권총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체육회 쪽과 상의를 해서 국내 훈련장 조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했다. 양궁은 소음과의 싸움이 될 수 있다. 리우 양궁장은 삼바 축제장을 개조해 만들었다. 개방형에 높이도 국내 경기장 보다 높다. 대표팀은 6월부터 태릉선수촌 양궁장 단을 높여 현장감을 살릴 계획이다.
4년 전 런던올림픽을 경험했던 선수들과 코치진은 "확실히 이번 대회가 준비할 것이 더 많아서 까다롭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같은 악조건도 금메달을 향한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불과 100일이다. 태권도의 기대주 김소희는 "어느 순간 갑자기 D-100일이 된 것 같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했다. 지옥훈련이 이어지고 있다. 사상 최고 성적을 노리는 유도는 오전 5시30분 기상해 아침, 오전, 오후 훈련 및 개인 보충훈련으로 이어지는 강훈련을 펼치고 있다. 근력, 달리기, 산타기 등은 국가대표 선수들도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되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양궁은 실전같은 훈련으로 금맥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양궁 대표팀은 미디어데이날 실업 연합팀과 연습시합을 가졌다.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자 한때 대표팀을 이끌었던 장영술 현대제철 감독이 "올림픽은 연합팀이 가야겠다"며 불호령을 내렸다. 그제서야 10점 행진이 이어졌다.
통제하기 힘든 여러가지 변수를 품고 있는 대회를 앞두고 태릉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그만큼 땀의 양도 늘어나고 있다.
태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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