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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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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팬들은 여유가 있었다. 다만 고민이 숨어있었다. 팀을 봤을 때는 우승을 원했다. 그런데 우승을 하면 루이스 판 할 감독이 계속 지휘봉을 잡을 수도 있다. 맨유 팬들 사이에서 판 할 감독은 인기가 없다. 리그에서도 부진했다. FA컵에서도 겨우거우 올라왔다. 다들 판 할 감독을 잘라야된다는 분위기였다. 옷에 맨유의 엠블럼을 새긴 팬은 "우승도 중요하지만 판 할 감독도 보기 싫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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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작 전 크리스탈 팰리스 팬들은 화려한 카드 섹션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맨유팬들마저도 카드섹션을 핸드폰에 담느라 바빴다. 하지만 한순간 분위기가 맨유 쪽으로 기울었다. 한 인물의 등장 때문이었다. 알렉스 퍼거슨 경. 이날 FA컵 트로피를 들고나온 이는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이었다. 퍼거슨 감독이 등장하자 맨유 팬들은 엄청난 함성을 질렀다. 마침 피치 위에도 맨유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있었다. 이날 중계방송을 맡은 BBC의 패널들이었다. 바로 폴 스콜스 그리고 리오 퍼디낸드였다. 퍼거슨 감독은 이들과 악수를 나눴다. 경기 전 분위기는 맨유 우승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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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맨유는 이내 따라붙었다. 3분 후 후안 마타가 동점골을 넣었다.
경기는 맨유의 2대1 승리로 끝났다. 맨유는 2004년 이후 12년만에 FA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팀 통산 12번째 우승이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내려갔다. 이날 이청용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내려갔다. 30분을 기다렸다.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이 나왔다. 출전 명단에 든 선수들은 모두 정장을 지나갔다.
이청용이 보였다.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출전 명단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조용히 이청용을 불렀다. "잘 지냈냐"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올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 겨우 "올 시즌 고생 많았다"고 전했다. 이청용은 멋쩍게 웃었다. 많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얼마전 인터뷰 하나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감독을 비난했다며 벌금 처분을 받았다.
조심스레 향후 계획을 물었다. 질문 안에 모든 것이 포함돼 있었다. 이적 가능성까지도 담겨있었다. 이청용은 조심스럽게 "이제 시즌이 끝났다. 한 시즌을 정리해야할 때다. 추후에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리고는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었다. 걱정도 많이 해주었다. 너무 감사하다. 꼭 보답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이청용을 떠나보냈다. 어떤 선택을 하든 이청용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도 우리에게 행복을 많이 주었으니.
경기장을 나왔다. 웸블리 앞 웸블리 파크 역은 인산인해였다. 사람들이 너무 몰려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 400미터 가량 사람들로 가득했다. 지하철이 몰려드는 사람들을 수용하지 못해서다.
인근 웸블리 스타디움역과 웸블리 센트럴역도 사정은 비슷했다. 그나마 조금 더 먼 웸블리 센트럴역의 사정이 나았다. 줄을 선 채 천천히 역안으로 들어갔다. 그 때 사람들이 웅성웅성됐다. 그러더니 몇몇 맨유팬들이 '조세 무리뉴'라며 큰 소리로 외쳤다. 다들 스마트폰을 꺼냈다. 뉴스를 검색하더니 '무리뉴' 노래를 불렀다. BBC와 스카이스포츠 등이 무리뉴가 맨유에 부임한다고 보도했다. 사실상의 확정이었다. 맨유는 그렇게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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