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유방암 수술을 받은 마흔살 유모씨는 최근 재발해 2차 수술을 받았다. 유씨는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해 5년간 복용해야 하는 타목시펜을 지난해부터 먹지 않았다가 암이 재발했다"며 "이 약의 부작용인 폐경 증상을 참기 힘들어서 약을 끊었는데 너무나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복약순응도가 낮은 약이 꽤 있다. 복약순응도란 환자가 약을 처방에 맞게 따라서 복용하는 비율을 말한다. 약을 제대로 먹지 않으면 병이 더 나빠지는데 환자들은 왜 복용을 거부할까? 그런 약을 제대로 복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목시펜: 유방암 수술 후 5년간 먹는 여성호르몬 억제제다. 재발율을 크게 낮춰 주지만 복용 기간에 조기 폐경이 생기기 때문에 중간에 임의로 끊는 환자가 많다. 가족, 특히 남편이 암에 폐경 증상까지 겹쳐서 고생하는 아내를 따뜻하게 돌보면서 복용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울증약: 우울증은 뇌 안의 특정 호르몬 상태가 불안정해서 생기는 질병으로, 치료제를 먹지 않으면 낫지 않는다. 그런데 환자는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부인하면서 진료·복약을 거부하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입에 알약을 넣고 나중에 뱉어내는 일도 비일비재해서,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 알약이지만 물 없이 침으로 바로 녹는 형태의 약이 나오기도 했다. 일주일에 한 번만 먹는 약도 나와 있다.
결핵약: 여러가지 약제를 오래 먹어야 하는 데다가 부작용까지 심해서 복약순응도가 낮다. 결핵전문병원에서 사망한 환자 유품에 결핵약이 수북이 쌓여 있는 경우가 흔할 만큼 복약 거부감이 심하다. 기존 약값이 한 알에 몇십 원 수준으로 워낙 싼 것도 처방받은 약을 먹지 않는 데 일조한다. 가격이 비싸도 부작용이 적은 신약으로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다.
고혈압약, 당뇨약, B형간염치료제: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약은 혈중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므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을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만성질환 치료제의 복약순응도가 낮은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첫째, 환자가 스스로 증상이 좋아졌다고 자가진단하면서 약을 끊거나 줄인다. 둘째, 하루 세 번 먹는 약은 먹을 때를 자주 잊어버리고 건너뛴다. B형간염치료제는 환자가 내성을 우려해서 임의로 약을 끊고 대체요법에 의존하다가 간을 더 심하게 망가뜨리곤 한다. 최미영 대한약사회 홍보위원장은 "항생제·항바이러스제는 복약을 임의로 중단할 시 내성이 생길 수 있고, 혈얍·당뇨약 등은 임의로 약을 끊으면 반동현상이 생겨 수치가 올라갈 수도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가 이런 점을 분명히 이해하고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신약도 개발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일례로, 예전의 골다공증약은 공복에 물을 많이 마시면서 복용하고, 복용 후에는 눕거나 음식을 바로 먹으면 안되는 등의 제약이 많아서 복약순응도가 낮았지만, 요즘은 한 달에 한 번 복용하는 약이 나와서 복약순응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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