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은 열심히 뛰다 얻은 결과다. 다만 운이 없었을 뿐이다.
15일 펼쳐진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는 '자책골'이 지배했다. 한 라운드에서 한번 보기도 힘든 자책골이 하루에만 무려 4번이나 나왔다. K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광양전용구장에서 시작을 알렸다. 주인공은 울산의 골키퍼 김용대였다. 전반 3분 울산 진영 중앙에 있던 전남 김영욱이 현영민의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했다. 크로스바를 강타한 볼은 김용대의 등에 맞고 굴절되어 그대로 골라인을 통과하며 전남의 선제골로 연결됐다. K리그 통산 10호, K리그 클래식 재편 후에는 3번째 골키퍼 자책골이었다.
묘한 기운은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옮겨갔다. 전반 37분 수원의 수비수 민상기가 자책골을 넣었다. 전북의 루이스가 이동국을 향해 뿌린 패스를 막으려다 자신의 골문으로 넣었다. 포항스틸야드에서도 자책골이 나왔다. 전반 12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포항 문창진의 프리킥을 받은 양동현의 헤딩패스를 막으려던 성남의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가 헤딩으로 자책골을 넣었다. 최근 안풀리던 황의조 입장에서는 허탈한 골이었다. 세골만으로도 K리그 기록이었는데 광주의 수비수 홍준호가 대미를 장식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상대로 선전하던 광주는 후반 10분 아드리아노가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날린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흘러나왔다. 이 공은 때마침 골문 앞으로 쇄도하던 수비수 홍준호를 맞고 들어가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자책골을 넣은 4팀은 모두 패했다. 울산은 전남에 1대3으로, 수원은 전북에 1대2로 무너졌다. 성남은 포항에 1대3으로, 광주는 서울에 2대3로 무릎을 꿇었다. 패배한 팀들 모두 '그 골이 우리 골문이 아닌 상대 골문으로 들어갔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포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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