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고수의 재발견이다.
고수는 분명 '열일'하는 배우였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에 도전해왔다. 조각같은 외모 덕에 '고비드'(고수와 다비드의 합성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너무 잘생긴 외모 때문인지 연기력 자체가 조명받는 일은 드물었고, 작품 흥행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지만 2002년 방송된 SBS '피아노'가 그의 대표작으로 꼽혔을 정도다.
그래서 처음 고수가 '옥중화'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유난히 흥행에 약했던 비운의 배우 고수가 '사극 거장' 이병훈PD와 최완규 작가를 만나 징크스를 깰 수 있을 것인지가 궁금증을 자극했던 것이다. 그리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고수는 극중 윤원형(정준호)의 서자 윤태원 역을 맡았다. 기존의 무게감 있고 슬픈 연기톤을 버리고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모습으로 반전을 선사하는 한편, 웃음 뒤에 간직한 내면의 상처까지 풀어내며 완벽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아냈다. 18일 방송에서도 그런 모습이 잘 드러났다. 18일 방송된 '옥중화'에서는 정난정(박주미)의 계략으로 윤원형(정준호)의 정실부인인 김씨 부인(윤유선)이 목숨을 잃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씨 부인을 친어머니처럼 생각하며 따르던 윤태원은 큰 슬픔에 빠졌다. 그는 상주로 상가집을 지키던 중 수십 년 만에 아버지 윤원형을 마주했다. 윤원형은 잊고 지내던 아들에 대한 부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윤태원은 날선 눈빛으로 분노를 토해냈다. 윤원형은 그런 아들 앞에서도 끝까지 정난정을 감쌌다. 하지만 윤태원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대감의 권세에 짓눌려 제 구실도 못 하는 법으로도 안된다면 재가 직접 복수할 것입니다. 두고 보십시오"라고 맞섰다.
이 장면에서 고수의 연기력이 폭발했다. 한 회 동안 어머니를 지키지 못했다는 슬픔과 안타까움, 아버지에 대한 분노, 정난정을 향한 살기를 한번에 풀어내며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 것이다. 고수의 미친 연기에 시청률도 응답했다. 이날 방송된 '옥중화'는 17.3%(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켜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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