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마음이 안 좋았습니다."
제주가 대패 후 대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조성환 감독(46)이 이끄는 제주는 1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에서 후반에만 세 골을 몰아치며 3대1 완승을 거뒀다. 조 감독은 "홈팬들 앞에서 많은 골을 넣고 승리해서 일단 마음은 놓인다"고 말했다.
사실 경기 전 조 감독은 가시방석에 앉은 심정이었다. 제주는 15일 상주와의 리그 14라운드에서 충격적인 0대4 패배를 당했다. 내용과 결과에서 모두 완패였다. 타격이 컸다. 조 감독은 "상주전 패배 이후 전화를 받기 힘들 정도로 마음이 안 좋았다"고 회상했다. 승리가 만병통치약이었다. 조 감독은 "상주전, 포항전을 통해 지옥과 천당을 오간 것 같다"고 했다.
제주는 포항을 맞아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전반에는 골맛을 보지 못했다. 후반에 숨통이 트였다. 후반 5분 이근호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에서 연결된 마르셀로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골 행진의 서막이었다. 후반 13분 권순형이 아크 오른쪽에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포항 골망을 흔들었다. 끝나지 않았다. 후반 47분에는 김호남이 문전 정면에서 마르셀로의 크로스를 오른발로 차 넣으며 3-0을 만들었다.
사흘만에 180도 바뀐 제주. 조 감독은 "사실 상주전에선 포항 경기를 대비해 이근호 송진형 정 운 김호준 등 다수의 주전급들에게 휴식을 줬다. 그런데 전반부터 연속 실점을 하며 우리 스스로 무너졌다"며 "비록 상주전은 뼈 아팠지만 그 때 로테이션을 했던 것이 이번에 체력적 우위로 나타난 것 같다. 후반에만 세 골이 터진 것도 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무실점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짚고 넘어갈 부분. 제주는 후반 50분 백동규의 자책골로 1실점을 했다. 조 감독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실점을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안 좋은 분위기를 빠르게 반전시켰다는 점에 집중하고 싶다"면서도 "하지만 경기 끝나고 선수들의 표정이 밝지 않았다. 이미 무실점에 실패한 것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 스스로가 알고 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수비력을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재충전에 돌입한다. 22일 열리는 2016년 하나은행 FA컵 16강. 제주는 초대받지 못했다. 광주에 무릎 꿇으며 32강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2보 전진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조 감독은 "32강에서 탈락해 아쉽지만 전화위복으로 삼을 생각이다. 주중에 차분히 회복하고 팀을 정비해 다음 라운드에 총력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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