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새 역사를 썼다. 하지만 웃지는 못했다.
전북은 18일 인천축구전용구장서 가진 인천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전북은 무패 행진을 15경기(8승7무)로 늘리면서 지난 2007년 성남 일화(현 성남FC)가 세운 정규리그 최다 무패 기록(15경기·11승 4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전북의 노력은 평가 받을 만하다. 지난 3달 간 K리그 클래식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A컵까지 주중-주말을 오가며 싸웠다. ACL 조별리그에서 패하며 흔들릴 때도 있었다. 지난달 '심판 매수 의혹'으로 팀 분위기가 겉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와중에도 무패 흐름을 지켜냈다. 5월에 치른 리그 3경기서 선제골을 내준 뒤 모두 역전승을 거뒀던 점은 전북의 힘을 증명하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문제는 거듭되는 무승부다. 살얼음판 선두경쟁 탓에 무패 기록은 의미가 없어졌다. 운은 따라주고 있다. 전북이 인천과 비긴 14라운드에서 슈퍼매치에 나선 FC서울은 수원 삼성과 비겼다. 전북이 승점 31, FC서울이 승점 30으로 2위다. 지난 5월 29일 전북과 서울이 자리를 바꾼 뒤부터 '1의 간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단 한 번의 패배가 없음에도 피말리는 추격을 당하는 전북 입장에선 무승부는 패배와 다름없다.
들쭉날쭉한 경기력도 문제다. 수원 삼성전에서 집중력을 보여줬던 전북은 인천전에서 다소 무기력 했다. 수비와 역습을 앞세운 상대 전략은 이미 예상됐던 부분이다. 그러나 로테이션 체제 속에 그라운드에 나선 선수들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후반 중반 교체카드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오히려 막판에는 체력이 떨어지면서 상대 공세 속에 패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최강희 전북 감독은 잔뜩 굳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 뒤 "우리는 무승부가 많으니 그냥 (최다 무패 타이) 기록으로 치지 말자"고 한 우스갯소리는 이런 불만을 애둘러 표현한 대목이다. 최 감독은 "유독 무승부가 많다는 점을 인정한다. 3무보다 1승이 낫다"며 "선수들이 무패 기록에 적잖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 사실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팀에서 조직력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결국 이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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