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피리어드 남은 시간은 2분4초. 9-9, 팽팽했다.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박상영(21·한국체대)도, 게자 임레(42·헝가리)도 팔을 한번 뻗기가 조심스러웠다. 이 순간, 베테랑의 노련미가 빛을 발했다.
'어린' 박상영의 공격은 서툴러 보였다. 임레는 침착했다. 9-10, 9-11, 9-12, 9-13. 계속해서 포인트를 잃었다. 9-13, 2피리어드는 4점 뒤진 채 끝났다.
은메달에 만족해야 할 듯 했다. 베테랑에게 경험없는 신예의 도전은 무모해 보였다.
3피리어드, 다행히 첫 포인트를 따냈다. 10-13. 다시 점수를 주고 받아 11-14까지 몰렸다. 한점만 내주면 경기는 '끝'이었다. 정말 그렇게 끝나는 듯 보였다.
남은 시간은 2분12초. '기적', 바랄 것 그것 뿐이었다.
임레의 공격을 막으며 팔을 뻗었다. 파란불이 켜졌다. 12-14.
희망의 빛이 보였다. 다시 임레의 공격을 피했다. 칼은 집요하게 임레의 가슴쪽을 향했다. 파란불. 13-14, 한점차로 줄어들었다. 남은 시간은 1분53초.
희망의 빛이 점점 밝아졌다. 전광판에는 남은 시간 1분41초가 표시됐다. 들락날락 하다 팔을 쭉 뻗었다. 임례의 팔도 펴졌다. 파란불. 14-14, 믿기지 않는 숫자가 찍혔다.
기세가 올랐다. 베테랑은 위축됐다. 성큼성큼 다가갔다. 승리의 여신의 손에 이끌린 듯 팔을 쭉 날렸다. 칼끝은 임레의 왼쪽 어깨쪽을 향했다. 파란불. 기적이 일어났다.
임레는 쓰러졌고, 박상영은 뛰었다. 금, 바로 그 금메달이었다.
박상영이 10일(이하 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카리오카아레나3에서 펼쳐진 2016년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결승에서 게자 임레(헝가리)를 15대14로 꺾었다. 이번 대회 체면을 구겼던 펜싱에 첫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남자 에페 사상 첫 금메달의 기적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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