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았다.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던 대회다. 개인 예선전에선 세계신기록을 쐈다. 단체전에선 금메달의 주역이 됐다. 조금만 더 한다면 2관왕을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았다. 방심은 없었다. "호랑이는 토끼를 잡을 때도 최선을 다한다"며 다짐 또 다짐했다.
그래서 더 충격적인 패배였다. 김우진은 개인전 본선 33위 리아우 에가 아가타(인도네시아)에게 무너졌다. 망연자실했다. "모든 것이 내 탓"이라며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라커룸에 들어온 김우진을 문형철 총감독이 반겼다. "마음껏 울어라." 동료들을 향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김우진은 그제서야 눈물을 보였다.
이후 김우진은 핸드폰을 켰다. 여자친구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여자친구의 한 마디는 김우진에게 어떤 위로보다 크게 다가왔다. 김우진은 13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개인전 32강을 탈락하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휴대폰 메시지는 여자친구의 것이었다. 당시 여자친구는 '정말 괜찮다고 오늘은 울어도 된다'라고 하더라. 그 말 한마디가 큰 위로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충격의 개인전 탈락은 김우진에게 깊은 깨달음을 줬다. 그는 "이번 올림픽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전종목 석권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팀에 속했다는 것이 영광이었다. 한편으로 많이 배웠다. 다음에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종목을 석권하고 일단은 이뤘으면 지나간 것이다. 또 다른 목표를 위해 달려야 한다"고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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