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을 확정한 김현우는 매트 위에 태극기를 펼쳤다.
국기 앞에 큰 절을 올린 김현우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광복절, 국민에게 뜻 깊은 선물을 안겨주겠다며 4년간 피땀으로 완성한 김현우였다. 하지만 오심이 발목을 잡았다. 값진 동메달이었지만 '금메달 세리머니였다면' 하는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김현우는 "경기를 하는 날이 광복절인지 잘 알고 있었다. 꼭 금메달을 따서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다는 꿈을 꾸며 4년 간 준비했는데 아쉽다. 그래도 값진 동메달을 따서 기쁘다"고 했다.
투혼의 동메달이었다. 김현우는 오심의 충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한판 한판 전진해 나갔다. 하지만 또 한번의 고비가 찾아왔다. 김현우는 보조 스타세비치(크로아티아)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75kg급 3~4위전에서 1회전 막판 옆굴리기를 하던 중 팔이 빠졌다. 팔이 빠진 상태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2회전에서만 4점을 더하며 역전 드라마를 썼다. 김현우는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인터뷰를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얼음찜질을 마치고 돌아온 김현우는 "X레이를 찍어봐야 알 것 같다"며 "탈골이 됐다가 들어갔는데, 인대가 손상된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김현우는 "나보다 더 땀을 많이 흘렸으면 금메달을 가져가도 좋다"고 공언했을 만큼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66kg급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현우는 체급을 올려 올림픽 2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오심 한방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정작 김현우는 자기 탓으로 돌렸다. 김현우는 "지나간 일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후회가 남는다. '내 노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물론 아쉬움도 컸다. 그는 "4년 동안 준비했는데 아쉽다. 기대한 국민들, 가족들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김현우는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돌아가서는 부족했던 부분을 더 집중적으로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련 속에 또 한뼘 성장한 김현우의 또 한번의 도전을 기대해본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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