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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이란의 벽을 넘지 못해 중대 위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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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한국은 2승1무1패(승점 7)를 기록,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이란은 3승1무, 승점 10점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조 1, 2위까지 주어지는 러시아행 직행 티켓에서 멀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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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역대 맞대결 전적에서 9승7무13패가 된 한국은 이란 원정에서는 총 2무5패로 치욕적인 성적표만 가중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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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23분에야 한국영의 첫 슈팅이 나올 정도였다. 결국 25분 먼저 얻어맞고 말았다. 오른쪽 측면서 전개된 역습 상황서 자한바크쉬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대각선 지점에서 오른발로 크로스를 연결했고, 문전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아즈문이 왼발을 갖다대며 방향을 바꾼 볼이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세가 오른 이란은 주도권을 허용하지 않으며 한국을 계속 압박했고, 한국은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한 채 답답한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지난 6일 카타르와의 3차전에서 노출된 수비 불안이 또 드러났다. 그동안 중앙 수비가 허점이었다. 홍정호가 카타르전에서의 퇴장으로 출전하지 못하자 곽태휘(서울)를 선택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3, 4차전 명단을 발표하면서 "곽태휘같은 베테랑이 선수단을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베테랑 곽태휘는 김기희(상하이 선화)와 중앙을 커버했고, 장현수(광저우 부리)는 카타르전 그대로 오른쪽 수비에 섰다. 왼쪽은 홍 철 대신 오재석(감바 오사카)이 포진했다. 오랜 만에 대표팀에 복귀해 카타르전에 출전했던 홍 철이 기대만큼 활약을 펼치지 못하자 오재석을 다시 낙점했다. 오재석은 슈틸리케 감독이 최종예선 들어 중용하는 왼쪽 측면 자원이다.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찍혔다. 전반 25분 선제골 허용은 왼쪽이 뚫리면서 빗어낸 참사였다. 오재석이 패스를 시도하던 자한바크쉬를 향해 너무 성급하게 전진 대시했다가 수비라인이 흔들렸다. 카타르전에서 극심하게 노출됐던 중앙 수비의 불안을 덜어내려고 했지만 측면에서 무너진 것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한국영(알 가라파)도 수비 앞쪽 저지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후반에 홍 철과 교체됐다. 뒷문이 불안하니 앞선에서도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었다. 후반 40분 되도록 한국의 슈팅 숫자는 단 1개, 이란은 7개였다. 원톱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물론 최근 물이 오른 해결사 손흥민(토느넘)에게 연결되는 패스가 거의 없었다. 지난해 한국축구의 무기였던 세밀한 패스워크는 실종되다시피 했다. 후반 21분 이청용 대신 김신욱(전북)을 투입하고 30분 김보경(전북) 대신 구자철(아우쿠스부르크)을 투입해 반전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미 기가 눌릴 대로 눌린 한국은 점차 조밀해지는 이란 수비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9회 연속 본선 진출까지 걱정해야?
한국은 이번 이란전 패배를 중대 분수령으로 삼았다. 이란전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조 1위 등극을 기대했다. 이란과 승점이 같고 골득실에서 밀렸기 때문에 이란전 승리만 하면 남은 6경기 일정을 수월하게 거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3위였던 우즈베키스탄이 중국을 격파하고 승점 9점을 확보하면서 한국은 되레 3위로 밀렸다. 다음달 한국에서 열리는 우즈벡과의 5차전을 반드시 승리한 뒤 최종예선 반환점을 돌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아직 6경기가 남아 있어 낙담은 금물이다. 하지만 이전 슈틸리케호의 모습과 달리 최종예선에 돌입한 뒤 보여준 경기력은 불안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중국과의 1차전부터 시리아와 2차전, 카타르와 3차전까지 드러난 한국축구는 전혀 믿음을 주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1년 6개월 동안 승승장구했던 한국축구는 주로 약체팀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최종예선에서 이전과 '급'이 다른 팀들과 붙어봐야 밑천을 알 수 있다"는 '신중론'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용병술과 전술도 신뢰감을 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다만 4차전을 치르면서 얻은 강한 메시지는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물건너가겠다."
테헤란(이란)=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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