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전적 2승 8패,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한국 바둑의 자존심' 이세돌 9단이 2016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에서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과 맞붙는다. 오는 31일부터 대전 삼성화재 유성캠퍼스에서 3번기를 펼친다.
외나무다리에서 또 만났다. 이 9단으로선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이 9단은 커제에게 결정적인 순간, 뼈아픈 패배를 당하곤 했다. 이번엔 빚을 갚아야 한다. 더구나 4강전에 오른 한국 기사는 이세돌 9단이 유일하다. 이 9단이 무너지면 중국에 우승컵이 돌아간다.
올해 4강전은 지난해 대회와 상황이 비슷하다. 한국 1명과 중국 3명이 남은 것도, 한국의 유일한 생존자가 이세돌 9단이고 4강전 상대가 커제 9단인 것도 마찬가지다.
이세돌 9단은 커제 9단에게 쌓인 빚이 많다. 첫 만남이었던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0-2로 패했고, 이어 연말 몽백합배 결승에서 2-3으로 졌다. 올해 2월의 CCTV 하세배 한중일 바둑쟁탈전 결승과 3월 농심배 우승 결정국에서도 패자는 이 9단이었다. 그 결과 상대 전적 2승 8패로 크게 뒤져 있다. 반면 커제 9단은 이세돌 9단의 '천적'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다.
설욕 말고도 이세돌 9단에게는 이번 대회의 의미가 크다. 삼성화재배 최다 우승과 단일 세계대회 최다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 9단은 2004, 2007, 2008, 2012년 등 총 4차례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했다. 이창호 9단이 LG배와 동양증권배에서 각각 4차례씩 우승했던 것과 더불어 단일 세계대회 최다 우승 기록이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커제 9단은 중국기사 최초로 동일 세계대회 2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메이저 세계 대회를 한 차례 이상 우승한 중국 기사는 16명에 이르지만, 한 대회를 2회 연속 우승한 기사는 없다.
또 통합예선부터 출전해 준결승에 오른 퉈자시 9단과 판윈뤄 5단의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퉈자시 9단은 2014년 LG배 우승 경력이 있고, 판윈뤄 5단은 올들어 열린 4개의 세계대회 통합 예선을 전부 통과하며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예다.
1996년 출범 이래'별들의 제전'이라는 명성과 함께 변화와 혁신의 기전으로 세계 바둑계에 큰 획을 그어온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는 총상금 규모 8억원, 우승상금 3억원이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커제 9단이 스웨 9단을 2-0 으로 제압하고 삼성화재배 최연소(만 18세) 우승 기록을 세웠다. 그 동안 우승 횟수는 한국 12회, 중국 6회, 일본 2회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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