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김연경을 빼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그의 나비같은 몸짓에 환호했고, 그가 뿌린 눈물에 분노했습니다. 2016년을 배구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던 그는 지금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배구여제' 김연경(28·페네르바체)이 스포츠조선을 통해 팬들과 만납니다. 2주에 한 번씩 [김연경 다이어리]를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배구계의 호날두'부터 따뜻한 '우리 누나' 김연경의 현지 일상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입니다.<편집자주>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연경입니다. 와~ 날씨가 엄청 쌀쌀해졌어요. 한국도 많이 춥죠?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요즘 터키 리그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유럽챔피언스리그 준비에도 여념이 없답니다. 빡빡한 일정이기는 한데, 이제서야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솔직히 휴가를 마치고 터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는 조금 허전한 마음이 있었어요. 가족과 함께 보내던 시간, 팬들께 받은 뜨거운 사랑을 뒤로한 채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았거든요. 허전한 마음으로 터키에 도착했는데, 감사하게도 이런 저를 따뜻하게 반겨주는 고마운 분들이 많았어요.
우리 팀 동료들은 물론이고 회사 관계자들도 저를 정말 많이 좋아해주세요. 잠깐 왔다 가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한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런게 오랜 시간을 함께 나눈 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2의 가족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그러고 보니 터키에 온지 벌써 6년이나 흘렀네요. 이제서야 말씀드리지만 처음에는 정말 너무 많이 힘들었어요. 언어와 음식 등 문화는 물론이고 원정경기 이동시간이나 배구 스타일 등 적응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거든요.
혼자서 모든 것은 감당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없었어요. 현실을 받아들이고 배구에 몰두하는 것. 그게 전부였죠. 실력으로 보여줘야 했거든요. 실제 제가 실력으로 보여주고 나서야 인정을 받았고, 선수들이 다가오면서 많은 것이 달라졌답니다. 하하. 이제는 터키 생활에 너~무 익숙해져서 '아, 내가 여기 오래 있긴 했구나' 싶어요. 가끔은 '터키에서 몇 년이나 살았지' 손으로 꼽기도 한답니다. 가끔은 제 자신이 대단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물론 생활에 적응해졌다고 해서 배구까지도 익숙해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려운 부분이 더 많아요. 제가 데뷔할 때와 달리 아주 근소한 차이로 우승컵이 갈리거든요. 게다가 저는 터키 리그에서 뛰면서 정말 많은 인정을 받은 만큼 가끔은 저의 이 위치가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함을 느껴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기술훈련은 물론이고 웨이트 트레이닝 및 보강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어요. 우승 기회를 잡기 위해 더 정확하고 간결한 플레이를 훈련 중이랍니다. 저는 경기에서 보여주는 모든 것은 '훈련'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집중하는게 정말 중요한거죠!
앗, 터키에서의 제 일상을 말씀 드리려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또 배구 애기를 하고 있었네요. 배구 선수라 어쩔 수 없나봐요. 예쁘게 봐주세요! 그럼 다음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들고 찾아 올게요. 그때까지 몸 건강히 잘 지내고 계세요. 이상 터키에서 김연경이었습니다.
정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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