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은 있는데 방패가 없었다.
2016년 챌린지(2부리그) 7위. 대전 시티즌의 성적표다. 대전의 공격력은 강했다. 지난해 챌린지 40경기서 56골을 터뜨렸다. 11팀 중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그러나 수비가 약했다. 실점이 52골로 6위였다. 매 경기 골이 터져도 실점을 걱정해야 했다. 상위권 도약 실패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이랬던 대전이 확 달라졌다. 올 초 입단한 베테랑 수비수 김진규(32)가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스페인 전지훈련 기간 터프한 몸싸움과 대인마크, 몸을 사리지 않는 움직임으로 이영익 대전 감독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훈련장 안팎에서도 '김진규 효과'는 또렷하다. 후배들을 이끌며 이 감독이 추구하는 조직적인 축구에 힘을 보태고 있다. K리그 시절 다소 이기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면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플레이 뿐만 아니라 성격도 화끈하다. 기대 이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여 기특할 따름"이라며 "베테랑 선수 다운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은 김진규에게도 굴곡의 해였다. FC서울을 떠난 김진규는 태국 프리미어리그 무앙통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면서 활약을 예고했다. 하지만 파타야 유나이티드 임대에 이어 여름에는 일본 J2(2부리그) 파지아노 오카야마로 이적하는 등 좀처럼 안착하지 못했다. 복잡한 팀 사정 탓에 제대로 활약을 보여줄 기회도 없었다.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로 월드컵 출전, K리그 우승 등 수많은 영광을 누렸던 그가 챌린지 소속인 대전행을 택한 것도 재기에 대한 바람과 승격이라는 명확한 비전을 가진 팀의 목표에 공감했기에 가능했다.
'창'도 한층 더 날카로워 졌다. 지난해 대전 소속이었던 김동찬(현 태국 BEC테로)에게 챌린지 득점왕(20골) 타이틀을 1골차로 내줬던 외국인 공격수 크리스찬을 데려오면서 공백을 메웠다. 지난해 챌린지 도움왕(10도움)에 올랐던 이호석을 비롯해 장원석 김정주 등 뛰어난 선수들이 가세했다. 지난해에 비해 공격의 질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 관계자는 "창단 20주년인 만큼 올 시즌 목표는 무조건 승격이다. 구단에서도 최선의 지원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전은 오는 11일까지 스페인에서 훈련한 뒤 귀국해 경남 거제에서 최종 담금질에 들어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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