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완의 영화톺아보기] '로건'
작품성 ★★★★
오락성 ★★★★
감독 제임스 맨골드 / 주연 휴 잭맨, 다프네 킨 / 배급 20세기 폭스 코리아 / 개봉 2017년 2월 28일
제 67회 베를린 영화제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이유를 알겠다. '로건'은 단순한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니다. 겉모습은 초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로 포장돼 있지만 삶의 대한 통찰과 소외된 인간에 대한 애정이 득뿍 담겨있는 작품이다.
'로건'은 슈퍼히어로 영화로는 처음으로 베를린 영화제 월드프리미어에 초청돼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만큼 '로건'은 단순히 슈퍼히어로 영화로 치부해버릴 작품이 아니다.
사실 '로건'은 기존 슈퍼히어로 무비 뿐만 아니라 기존 '울버린' 무비와도 색채가 다르다. 액션과 유머를 적당히 버무린 팝콘 무비가 아니라는 의미다. 울버린 영화 사상 최악으로 평가 받는 '더 울버린'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로건'은 능력을 잃어가는 로건(울버린·휴 잭맨)이 어린 소녀 로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건 대결을 펼치게 되는 감성 액션 영화다. 로건은 처음부터 힐링팩터의 능력이 거의 사라져 슈퍼히어로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초췌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런 그가 로라 키니(다프네 킨)와 만나 진행되는 여정은 괘 고단하다. "돌연변이는 끝났다"고 외치는 로건의 모습에서 소외받았던 그들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짐작케 한다. 나이가 들어 잘 나오지 않는 클로를 자신의 손이 베여가며 빼내는 장면에서 관객들은 울버린이라고 불리던 아웃사이더의 고뇌를 볼 수 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 이후 슈퍼히어로 무비가 이처럼 삶의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보여준 작품은 없었다..
그렇다고 '로건'이 재미를 포기한 작품은 아니다. 좀 더 사실적인 액션으로 보는 맛을 자극한다. 한국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는 제임스 맨골드 감독은 처절한 맨손 액션으로 한국 영화팬들에게 낯익은 즐거움을 준다. 또 X-23으로 칭해지는 아역 다프네 킨의 액션도 신선하다. 기존 묵직한 울버린의 액션이 아닌 마치 날아다니는 듯 가뿐한 액션으로 극의 재미를 살려준다.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은 17년 동안 9편의 작품으로 전세계 영화팬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배우 휴 잭맨의 존재다. 슈퍼히어로 영화 사상 최장기간, 최다편수에 동일한 캐릭터를 연기한 최고 기록을 가진 잭맨은 어떤 배우로도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울버린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인도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오랫동안 한 배역을 연기하는 것은 굉장히 뜻 깊고 소중하다. 함께 일했던 배우, 제작진이 그리울 것 같다"며 마지막 '울버린' 캐릭터를 연기한 복잡미묘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잭맨은 "'로건'이 울버린으로서 마지막 영화라는 사실을 어느 순간부터 받아들이게 됐다. 나는 울버린 캐릭터를 정말 사랑한다. 그래서 마지막 작품에 정말로 모든 것을 다 쏟아 붓고 싶었다. '로건'은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 중 가장 특별한 영화다"라고 말했다.
그런 의미에서 잭맨은 영화인들의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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