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군기 잡힐 때 지났는데요?"
27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미디어데이. 클래식 승격을 노리는 10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라운드 위에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서로를 제압해야 하는 입장.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웃음꽃이 피었다. 그간 감춰왔던 입담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미디어데이 전 많은 관심이 박경훈 성남 감독에게 쏠렸다. 박 감독은 과거 제주를 이끌 당시 파격적인 행보로 많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러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아산 주장 김은선(29)이었다.
잠자던 김은선의 코털을 건드린 건 배기종(경남)이었다. 배기종은 다음달 5일 챌린지 1라운드에서 맞대결을 벌일 김은선에게 "나는 경찰청 1019기 선배다. 클래식 기자회견 때 상주 신진호는 군복을 입고 왔는데 김은선은 사복을 입고 왔다. 군기가 빠진 것 같다"고 자극했다.
곧바로 마이크를 손에 쥔 김은선은 "나는 1069기다. 지금은 군기 잡힐 기간이 지났다. 군기 잡기엔 늦었다"고 응수했다.
김은선의 입담 질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은선은 소속팀 연고지 아산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고향인 점을 들어 "아산은 이순신 장군님 고향이다. 상대팀 오면 학익진을 펼쳐서 다 잡도록 하겠다"고 해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질주를 시작한 입담엔 브레이크가 없었다. 김은선은 "부천에서 입대한 공민현이 송선호 감독님이 오자 행동이 달라졌다. 안 그랬는데 요새 안 하던 행동들을 한다. 감독님이 잘 잡아주시길 바란다"고 고발했다. 이어 공민현에게 보내는 영상편지에 "민현아 여기 부천 아니야. 여기 군대야. 좀 잘 하자"고 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깨알 같은 감독 성대모사까지 선 보이며 미디어데이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다.
서동현(수원FC)도 촌철살인 입담을 과시했다. 서동현은 리그 개막전 상대 안양의 안성빈이 다섯 글자 출사표를 통해 "웰컴 챌린지"라고 하자 "너 때문에 져"라고 반격했다.
깜짝 공약도 있었다. 조진호 부산 감독은 "승리하고 선수들과 옷 벗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했고, 이흥실 안산 감독은 "선수들이 밖에서 생활을 한다. 원룸을 몇 개 동을 지어야 할 것 같은데 구단과 상의해 보겠다"고 통 큰 약속을 했다. 정갑석 감독은 "목표 달성 시 선수들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면서도 기간을 1박2일로 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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