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달라지니 색깔도 달라진다.
카타르와의 절대절명의 경기를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변화였다. K리거를 중심으로 새롭게 판을 짰다. 지난 3월 명단과 비교해 11명의 이름이 달라졌다. 이제 관심사는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여부다. 이번 명단에는 멀티플레이어들이 많아 조합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많다.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이야기다.
가장 큰 변화를 택한 곳은 공격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예 타깃형 공격수를 뽑지 않았다. 부상이었던 이정협(부산)은 차치하고 K리그 클래식에서 꾸준한 득점력을 보인 김신욱(전북) 마저 제외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득점감각이 좋은 양동현(포항)도 외면했다. 타깃형 공격수는 양날의 검이다. 통하면 가장 확실한 공격루트이지만 패턴이 단조로워질 수 있다.
대신 선택한 카드가 이근호(강원)다. 뿐만 아니라 황희찬(잘츠부르크)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최전방 옵션으로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는 명확해보인다. 점유율 축구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처럼 롱볼을 활용한 플레이를 하다보면, 포워드로서 해결을 할 상황이 부족하게 된다. 볼을 더 침착하게 점유하고, 도달해야 공격수에게 기회가 생기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최전방에 변화가 생긴만큼 중원조합에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번 대표팀에는 중앙의 터줏대감이었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부상으로 빠졌다. 슈틸리케 감독의 전략은 일단 멀티능력의 적극 활용이다. 손흥민(토트넘) 남태희(레퀴야) 이재성(전북)은 물론 공격수로 분류된 황희찬 이근호 지동원까지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진에 포진돼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들을 소집해 훈련 상황을 지켜보고, 최적의 조합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수비형 미드필더 역시 마찬가지다.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붙박이다. 항상 고민은 기성용의 파트너였다. 수비력이 좋은 한국영(알 가라파)이 이번에도 선택을 받은 가운데 새로운 옵션이 더해졌다. 이명주(알 아인)와 이창민(제주)이다. 이전부터 전문가들과 팬들의 지지를 받던 선수들이다. 패싱력과 센스에 기동력과 수비력까지 겸비한 선수들이라 중원에서 다양한 변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합을 계속 고민중이다. 이 명단에서 수비적으로 가장 뛰어난 선수는 한국영이다. 이번에 새롭게 발탁된 이창민도 그 위치에서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이번 조기 소집 훈련을 통해 다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 주사위는 던져졌다. 카타르전의 성패는 조기소집이라는 선물을 받은 슈틸리케 감독이 서말의 구슬을 어떻게 꿰느냐에 달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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