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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밖에서 '흥'을 담당하는 송범근은 그라운드에만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눈빛이 확 달라진다. 23일 아르헨티나와의 조별예선 2차전 후반전, 폭풍선방은 믿음직했다. 유쾌하고 진지한 스무살 수문장, 송범근의 반전미는 볼수록 매력 있는 '볼매'다.
송범근은 신태용호의 철벽 수문장이다. 기니와의 1차전(3대0승)을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5분 마르셀로 토레스에 만회골을 내줬지만, 슈팅 19개, 유효슈팅 8개의 파상공세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1-2차전을 통틀어 38개의 슈팅(유효슈팅 11개) 중 단 1골만을 허용하는 폭풍선방을 선보였다. 2차전이 종료된 25일 현재 24개 출전국 수문장 가운데 슈퍼세이브 횟수 10회, 선방율 90.9%로 이탈리아 골키퍼 안드레아 자카뇨와 함께 공동 1위다. 전주 훈련장에서 송범근의 집중력은 탄성을 자아낸다. 신태용호의 슈팅 훈련은 실전을 방불케 한다. 웃음기가 싹 가신다. 백승호 이승우 조영욱 하승운 등 공격진들과 '거미손' 송범근의 한치 양보없는 1대1 진검승부는 흥미진진하다. 특히 고려대 선후배 사이로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송범근과 조영욱의 맞대결은 '전쟁'이다. 송범근이 "내가 네 슛은 무조건 막는다"고 농반진반 선언한 이후 이들의 '승률 대결'은 슈팅 훈련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배꼽을 잡지만 둘은 대단히 진지하다. 송범근은 조영욱에게 골을 먹으면 분해 죽는다. 슈팅이 불발되면 이번엔 조영욱이 땅을 친다. 송범근은 세상을 얻은 듯 포효한다. 공격수가 다소 유리한 슈팅 훈련에서 송범근은 한치도 밀리지 않았다. 백승호, 이승우, 조영욱 등 세계를 호령할 뛰어난 공격수들을 상대로 그렇게 연습을 실전처럼 막다보니 '슈퍼세이브'가 덤으로 따라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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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에서 '매의 눈'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서는 송범근은 라커룸에 들어서면 반달 눈웃음의 'DJ붐'으로 변신한다. 언제부터인가 선곡 담당은 쭉 송범근이다. 훈련장, 경기장, 라커룸, 어디서든 초대형 블루투스 스피커를 분신마냥 끼고 다닌다. 'DJ 송붐'의 선곡 취향은 대부분 힙합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선곡권은 전적으로 송범근에게 있다. 주로 요즘 친구들이 좋아하는 힙합…, 아주 가끔은 예전 노래도 흘러나온다. 싸이 노래도 가끔 들리더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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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정태욱 등 센터백들과의 관계에서도 '송붐'은 '중심'이다. 매경기 후 그라운드 밖에서 수다 타임을 갖는다. 정태욱은 "경기 끝나면 셋이 모여 경기력을 평가한다. 부족했던 점을 살핀다. 그런데 결론은 언제나 하나다. '골키퍼 송범근의 말을 잘 듣자'"라며 웃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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