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모구단의 한 코치는 7월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에 대해 "배트스피드가 떨어진 것 같다. 파울이 많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이대호는 시즌 개막 후 초반에는 파워와 정확성을 고루 앞세운 타격으로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장기인 정확성이 무뎌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별 타율이 3~4월 4할2푼3리에서 5월 3할4푼1리, 6월 3할4리로 떨어지더니 7월 들어 지난 23일까지 치른 17경기에서는 2할2푼1리로 급격히 추락했다. 이날 현재 이대호의 시즌 성적은 타율 3할2푼8리, 18홈런, 66타점이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는 0.909다.
롯데는 6월까지 '이대호 효과'를 어느정도히 누렸다. 최준석, 전준우, 손아섭 등 앞뒤 타자들 사이에서 타점과 연결 능력을 발휘했다. 6월에는 25경기에서 20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7월 들어, 특히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슬럼프가 장기화되고 있다. 후반기 6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3연전을 스윕하는 과정에서는 11타수 2안타에 그쳤다.
이대호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3할3푼1리로 괜찮은 편이지만, 7월에는 2할7리에 불과하고 후반기에는 8타수 1안타 밖에 치지 못했다. 삼진이 부쩍 늘었고, 간혹 병살타까지 나오고 있다. 6월까지는 7.65타석당 한 번씩 삼진을 당했는데, 7월에는 이 수치가 7.00타석당 한 번으로 삼진 빈도가 잦아졌다.
이대호의 강점은 정확한 타격이다. 이 부분에서 힘을 잃은 것이다. 이에 대해 조원우 감독은 25일 "3할6푼, 7푼이던 타율이 지금 3할2푼대까지 떨어졌으니, 사실 부진한 게 맞다"면서 "지친 측면도 있고 무엇보다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이대호는 4번타자이면서 주장이다. 자신의 팀내 비중을 생각했을 때 책임감이 강하지만, 반대로 부담감도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올시즌 이대호는 2경기 밖에 결장하지 않았다. 지난 5월 25~26일 담증세로 쉰 것 말고는 매일 출전중이다. 체력적인 문제라면 며칠간의 '완전한' 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조 감독은 이대호를 일부러 쉬게 해 줄 계획은 없다. 그는 "지난주 KIA전서 지명타자로 내보내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다. 본인이 특별히 안좋다고 하면 뺄 수는 있지만, 워낙 출전의지가 강하고 책임감도 가지고 있다"면서 "한 두 경기 쉬게 한다고 해서 나아지는 건 아니다. 사실 뾰족한 수는 없다. 어제 하루 쉬었으니 이번 (한화와의)3연전서 좀 하게 되면 올라가지 않겠는가. 기술이나 경험에서 뛰어난 선수니 헤쳐나가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장타 욕심도 있고 찬스에서 의욕이 앞서다 보니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서 본인도 힘들 것"이라며 "팬들의 기대치가 있고 팀에서 하는 역할도 있고 하니 스윙이 커진 부분도 있다. 전준우도 여름 들어 부진한데, 둘다 워낙 기술들이 좋으니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지금으로서는 적절한 체력 안배와 심리적 부담을 덜도록 해주는 게 '방법"이라는 이야기다.
롯데는 후반기 팀평균자책점이 1.74로 압도적인 1위다. 이대호를 비롯한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침묵 모드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상황. 그러나 이대호가 살아난다면 안정적인 마운드를 앞세운 롯데의 상승세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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