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전 KIA 타이거즈 덕아웃에 낯선 외국인이 한명 보였다. KIA의 유니폼을 입고있지만, 선수는 아니었다.
낯선 외국인은 바로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의 친구 헨리 가르시아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가르시아는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 선수들의 머리를 잘라주는 전담 미용사다. 버나디나가 워싱턴에서 뛰었던 2008~2013년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우정이 이어져오고 있다. 두 사람은 굉장한 '절친'이다.
메이저리그 구단 전담 미용사이긴 해도, 매일매일 선수들의 머리를 잘라주는 것이 아니다보니 종종 일주일 단위의 휴가를 낼 수 있다. 가르시아는 휴가를 내면, 버나디나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가르시아는 "이번이 벌써 올해 3번째 한국 방문"이라며 웃었다.
특별한 관광을 하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 오면 버나디나의 홈, 원정 경기를 따라다니면서 야구를 관람하는 것이 주요 일과 중 하나다. 타지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는 버나디나도 친구가 한국에 오면 더욱 활기가 넘친다. 버나디나의 헤어 스타일 역시 가르시아의 작품이다.
가르시아가 한국에 오면 꼭 하는, 무척 중요한 업무가 하나 있다. 다른 구단 외국인 선수들을 위한 '출장 서비스'다. 버나디나는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이지만, 한화 이글스 윌린 로사리오-카를로스 비야누에바-알렉시 오간도, LG 트윈스 헨리 소사 등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선수들이 많다.
인종별로 모발의 특성이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KBO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미용실에 머리를 맡길 때는 예상한 것과 다른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한다. 남미 출신이나 아프리카계 선수들의 굵고 곱슬곱슬한 모발은 접할 일이 많지 않다보니 다루기 어려워 한다.
때문에 가르시아는 한국에 올 때면 KIA 외 타 구단 외국인 선수들의 머리를 잘라주러 종종 간다. '휴가 속 출장'이다. 가르시아는 "이번에는 로사리오의 긴급 호출을 받고, 머리를 잘라주러 간다. 혼자서 기차를 타고 한화의 원정지인 서울로 다녀올까 한다. 미리 말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 로사리오가 늦게 이야기해주는 바람에 마음이 급해졌지만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며 웃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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