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전남과 부산의 2017년 KEB하나은행 FA컵 8강이 열린 광양축구전용구장. 킥오프 1시간 전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일찌감치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급히 우산과 우비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매섭게 내리던 비는 30분만에 자취를 감췄다. 빈자리는 선선한 바람과 부산 레오의 번뜩이는 움직임으로 채워졌다.
지난달 28일, 부산은 대구에서 활약하던 외국인 공격수 레오를 임대 영입했다. 대구에서 19경기에 출전, 7골을 넣었던 레오는 부산에서 새롭게 시작했다. 부산 유니폼을 입은 레오는 전남전에서 첫 선발 출격했다.
시작부터 펄펄 날았다. 레오가 전반 35초, 혼전 상황에서 날린 강력한 슈팅이 전남 양준아의 몸을 맞고 굴절돼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기록은 양준아의 자책골로 남았지만, 레오의 움직임은 분명 재치 있었다.
선제골에 관여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레오는 전반 41분 자신의 발로 골을 완성했다. 그는 1-1로 팽팽하던 전반 41분 이규성의 패스를 추가골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2-1 리드를 잡은 부산은 후반 30분 터진 최승인의 쐐기골까지 묶어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부산은 2013년 이후 4년만에 4강 무대를 밟게 됐다. 포항, 서울, 전남 등 K리그 클래식 팀들을 연달아 제압하고 이룬 기쁨이다.
경기 뒤 조진호 감독은 '4강행 일등공신' 레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 감독은 "레오가 대단한 활약을 했다. 부산에 오기 전 대구라는 클래식 팀에서 좋은 역할을 했던 덕분인지, 잘해줬다"면서 "문전 슈팅이 좋았다. 앞으로도 기대가 많이 된다. 4강에 오른 만큼 레오에게 200점을 주고 싶다"고 박수를 보냈다.
레오 역시 미소를 잃지 않았다. "골도 넣고 승리해서 기쁘다. 감독님께서 믿음을 주시는 만큼 경기장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분위기를 이어서 리그에서도 좋은 모습으로 팀이 승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광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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