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1승 후 3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박빙을 예상했던 승부에서 두산은 너무 쉽게 승리를 KIA 타이거즈에 헌납하고 있다.
3경기 동안 단 4점을 얻는데 그친 두산의 타선은 심각한 수준이다. 플레이오프 때, 1차전을 제외하고는 매 경기 10점 이상을 뽑아왔던 타선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특히 클린업 트리오의 부진은 더욱 눈에 띈다. 박건우는 지난 3경기 동안 11타수 1안타, 김재환은 11타수 3안타, 오재일은 1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페넌트레이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맹타를 휘두르던 두산의 중심타선은 온데간데 없다.
야구는 '멘탈게임'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특히 단기전에서는 경기의 분위기, 그리고 선수들의 '마인드'가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두산은 현재 이 '마인드'의 중심을 잡아줘야할 클린업 트리오가 흔들리고 있어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다.
사실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 등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는 '승리의 역사'만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와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도 이들은 두산의 주축이었다. 김현수가 떠난 후 지난 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할 때 '판타스틱4'와 함께 이들의 힘이 가장 컸다.
올해만 봐도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다 중반을 거치며 상승세를 타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라는 말은 팬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머릿속에도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승리를 할 때는 이같은 마인드가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패전이 거듭되다보면 '승리 유전자'만 가진 이들이 흔들릴 가능성은 다분하다.
조급해진 이들의 모습은 경기 내용만 봐도 알 수 있다. 4차전에서 김재환은 첫 타석에서 2구만에 타격, 두번째 타석에서 3구만에 타격, 세번째 타석에서 5구만에 헛스윙 삼진, 네번째 타석에서 7구만에 볼넷, 다섯번째 타석에서 3구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두 타석을 제외하고는 4구를 기다리지 못했다. 오재일과 박건우도 비슷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조급함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말이다.
이같은 부담을 넘어서야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이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조급함보다는 여유로움, 이것이 현재 두산의 클린업트리오에게 필요한 '미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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