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A대표팀 감독(47)의 동아시안컵 미션 중 하나는 주포 손흥민(25·토트넘)의 파트너를 찾는 것이었다. 한 명의 공격수가 신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주인공은 A대표팀에 첫 발탁된 진성욱(23·제주)이었다.
진성욱은 12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북한과의 2017년 대회 2차전에서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골대를 한 차례 맞추는 등 전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팀의 1대0 승리에 견인했다.
진성욱은 신 감독이 잘 아는 선수였다. 2016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때 주전 공격수로 뛰었다. 그러나 정작 본선 무대를 밟는데 실패했다. 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올림픽 최종명단 탈락이 오히려 약이 됐다. 올 시즌 제주로 둥지를 옮긴 진성욱이 한층 성숙된 기량을 과시하자 신 감독이 다시 주목했다. 동아시안컵 최종명단에 '깜짝 발탁'했다. 손흥민 황희찬(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권창훈(프랑스 디종) 등 해외파 공격수가 빠진 한 자리를 차지했다. 자신도 놀란 눈치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실험'과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길 원했던 신 감독은 진성욱이 필요했다. 제주에서 보여줬던 전방 압박과 헌신적인 플레이를 요구했다. 진성욱도 신 감독이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 모습을 북한전에서 보여줬다. 이날 진성욱은 원톱으로 출전했지만 전반에는 북한의 밀집수비에 좀처럼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진성욱의 진가는 후반부터 제대로 나타났다.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진성욱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 진성욱은 틈새를 제대로 공략했다. 특히 후반 11분에는 문전으로 배달된 크로스를 왼발 발리 슛으로 연결한 것이 골 포스트에 맞고 튕겨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 8분 뒤에는 결승 골을 견인했다.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가 올라오자 발을 쭉 뻗어 북한 수비수 리영철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진성욱의 집념이 돋보였다.
A매치 데뷔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진성욱은 신 감독이 다시 한 번 발견해낸 보석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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