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특히, 얼마나 좋은 선발진을 갖추고 있느냐는 시즌 전체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지난 시즌 LG 트윈스는 팀 평균자책점 4.11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하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다. 그 정도로 타격이 약했다. 이런 예외도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선발 평균자책점 8위 한화 이글스(5.40), 9위 kt 위즈(5.72), 10위 삼성 라이온즈(6.02)는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팀 순위는 8위 한화, 9위 삼성, 10위 kt 순이었다.
물론, 외국인 투수들의 영향도 절대적이다. 하지만 144경기를 치르기 위해선 4~5선발의 임무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팀들의 공통점을 보면, 급성장한 선발 투수들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KIA 타이거즈 임기영, 두산 베어스 함덕주,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NC 다이노스 장현식 등이 좋은 사례다. 그 외에도 KIA는 정용운이 임시 선발 역할을 어느 정도 해냈다. 롯데에선 김원중이 5선발로 자리를 잡았고, NC 구창모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5위로 턱걸이 한 SK 와이번스도 박종훈, 문승원이 풀타임 선발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하위권 팀들이 반격하기 위해선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이 필요하다. 한화는 지난해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가 한 명도 없었다. 배영수가 128이닝으로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모두 12명의 투수들이 선발 등판했다. 그럼에도 확실한 선발감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사이드암 김재영이 선발로 계속 기회를 받았다. 단조로운 구종을 탈피하는 게 과제다. 지난해 8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이태양은 재활 중이다. 그 외 김민우, 김범수 등 유망한 자원은 많다. 로테이션을 지켜줄 투수를 찾는 게 우선이다.
삼성도 선발 고민이 있다. 외국인 선수 2명에 윤성환, 우규민 등 자리를 채울 선발 투수들은 있다. 다만, 부진, 부상 등을 생각하면, 가용 자원이 많아야 한다. 장원삼, 백정현 등이 남은 자리를 놓고 다툰다. 여기에 김대우, 정인욱 등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는 투수들이 달라지면, 금상첨화다. 지난 시즌에는 백정현이 긴 기다림 끝에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같은 시나리오를 바라야 한다.
kt는 1군 진입 이후 선수 구성 상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2016년에는 주 권, 2017년에는 고영표가 선발로 활약했다. 그 성적을 2~3년 연속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잠재력을 터뜨려야 하는 투수들도 많다. 정성곤은 지난 3년간 팀 내에서 정대현(선발 56경기·넥센 히어로즈 이적)에 이어 가장 많은 44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러나 선발 등판시 평균자책점은 8.01. 선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기회도 많이 받았지만 기복이 문제였다. 류희운, 주 권 등과 함께 남은 선발 로테이션을 채워줘야 한다. 아무리 야수를 보강했다 하더라도, 탄탄한 선발진 없이는 탈꼴찌가 쉽지 않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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