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했다. 첫 경기의 중압감은 없었다. 밝은 에너지로 무장한 두 20대 젊은이들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즐겼다.
컬링 믹스더블의 장혜지(21)-이기정(23)조가 한국에 첫 승전보를 안겼다. 장혜지-이기정조는 8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컬링 믹스더블 예선 1차전에서 9대4로 이겼다. 남녀 1명씩 한팀을 이루는 믹스더블은 이번 대회부터 첫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번 믹스더블에는 한국 미국 중국 캐나다 스위스 노르웨이 핀란드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까지 8팀이 출전했다. 예선은 참가팀 전원이 한번씩 맞대결해 상위 4팀이 플레이오프로 우승을 가린다.
빨간 스톤을 잡은 한국은 1엔드에서 3점을 얻으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2엔드에서 1점을 추가한데 이어, 3엔드에서도 측정 끝에 핀란드의 스톤보다 가까이 버튼에 붙이며 1점을 더했다. 하지만 4엔드에서 1점을 뺏긴데 이어, 5엔드에서도 2점을 내줬다. 6엔드에서도 마지막 스톤이 버튼에 안착하지 않으며 또 다시 점수를 허용, 5-4 한점차로 쫓겼다. 하지만 운명의 7엔드, 정교한 던지기에 상대의 실수까지 겹치며 대거 4점을 획득했다. 9대4, 핀란드가 남은 8엔드를 포기하며 승리를 따냈다.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개막(9일) 하루 앞서 열린 이날 예선전은 한국 선수단이 이번 대회에서 치르는 첫번째 경기였다. 장혜지-이기정조는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한국 선수단의 첫 테이프를 잘 끊었다. 첫 경기의 부담감도 컸지만, 그럴수록 더욱 즐겼다. 이기정은 "처음에는 되게 떨리고 부담도 됐다. 그래서 더욱 즐기려고 했다"며 "관중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파트너' 장혜지도 "대한민국에 첫 승을 안겨서 기쁘다"며 "이 기운을 받아서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하셨으면 좋겠다"며 밝게 웃었다.
관중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장혜지는 "저희가 샷을 할 때는 조용히 해주시고, 끝나면 박수를 쳐주셨다. 규칙을 많이 알고 오셔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기정은 "제가 파워풀한 경기를 좋아하는데, 제가 잘할 때 박수를 쳐주시고 저의 세리머니에도 크게 호응해주셨다. 그래서 상대가 위축됐던 것 같다"며 "사실 외국 관중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위축될까 걱정했다. 앞으로도 한국분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들의 활약으로 인터넷상 컬링에 대한 관심도가 올랐다. 이런 내용을 취재진이 전하자 장혜지는 "어머, 정말요?"라고 기뻐하며 "정말 감사하다. 좋은 성적도 우리의 목표지만, 올림픽을 계기로 사람들이 컬링을 더 재밌어 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장혜지-이기정조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들은 "오늘은 후반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준비한 것의 70%만 보여드린 것 같다. 앞으로 90%를 보여드리면 이길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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