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란 얼굴과 눈에 안경까지. 남북 단일팀 '막내'인 수비수 엄수연의 모습은 거친 아이스하키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18일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순위결정 1차전. 엄수연의 '반전매력'이 터졌다. 엄수연은 끈질기고 거친 수비로 스위스 공격수들과 맞섰다. 골리 신소정의 '철벽 방어' 앞엔 엄수연의 육탄수비가 있었다. 비록 0대2로 패했지만, 수비력이 확연히 좋아진 모습. 단일팀은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B조 1차전서 0대8로 참패를 당한 바 있다.
엄수연은 경기 후 "전체적으로 팀원들이 긴장을 안하고 즐기는 모습 보였다. 처음 스위스전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줬다. 올림픽 준비하면서 체구가 큰 선수들과 시합 해봤다. 딱히 어려움은 없다"고 평가했다.
상대의 무시무시한 슈팅에도 위축되지 않은 엄수연이다. 오히려 몸을 날렸다. 엄수연은 "모든 선수가 같을 것이다. 골먹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퍽을 맞는다고 해서 뼈가 부러지는 것도 아니고, 멍들어도 3~4일면 낫는다. 한몸 던져서 막으면 좋은 에너지 준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날 패배로 단일팀은 20일 낮 12시10분 관동하키센터에서 7~8위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상대는 일본-스웨덴전의 패자. 일본과의 재대결 가능성에 대해 엄수연은 "두 번째 기회가 온 것이기에 더 좋다. 지난 경기 실수했던 것을 보완하면 이기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점점 나아지고 있는 단일팀이다. 조별리그서 보여줬던 무기력한 모습, 이젠 없다. 엄수연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 팀이라 생각한다. 가족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 같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기에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당부의 말도 전했다. 엄수연은 "아이스하키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져야 한다. 장비도 구입해서 하시는 게 중요하다"라며 "(오늘은)응원 소리가 조금 작았다. 보통 시합할때 콜하는게 안들릴 정도였다. 응원석도 꽉 찼는데 오늘은 빈좌석도 보였다. 응원해주신만큼 좋은 경기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올림픽에 와서 세계적 선수와 만나면 보고 배울 수 있기에 미래에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릉=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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