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 탓일까.
롯데 자이언츠의 '고졸 루키' 한동희가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찍은 시즌 타율 3할1푼3리를 기점으로 하락세다. 13일 KIA전까지 타율은 2할2푼4리. OPS(장타율+출루율)가 5할3푼6리다.
지난 6일 LG 트윈스전에서 사구를 맞은 뒤부터 흔들리고 있다. 앞서 38타수 10안타를 기록 중이던 한동희는 이 경기서 손정락에세 손등에 사구를 맞으면서 그대로 교체됐다. 확인 결과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아 하루를 쉰 뒤 8일 LG전부터 다시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13일 KIA전까지 복귀 후 5경기에서 11차례 타석에 섰으나 단 1안타에 그쳤다. 팀 타선이 17안타(12득점)로 폭발한 1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도 4차례 타석에 섰으나 볼넷 1개를 골라내는데 그쳤다.
시즌 전 약점이 될 것으로 보였던 변화구 대처 능력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11개의 안타 중 변화구 안타수는 4개(직구 7개)다. 지난달 7개의 삼진 중 4개를 변화구로 내줬으나 이달 들어 50대50으로 낮아졌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한동희의 변화구 대처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두고 "쉽진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고교 때와는 (상대 투수가 던지는 변화구의 질이) 다르다"면서도 "그래도 지금까지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좌-우 투수별 타율 편차다. 좌투수에게는 3할3푼3리로 강한 면모를 보였으나 우투수를 상대로는 타율이 2할6리로 급감했다. 14일까지 당한 13개의 삼진 중 10개를 우투수에게 내줬다. 우투수에 약한 우타자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편차가 심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당장 부진 해법을 찾기는 어렵다. 최근 흐름 자체가 침체되어 있고 자신감도 꽤 떨어진 모습이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던 터라 최근의 부진으로 인한 마음고생은 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이 최근 한동희를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도 이런 부담감을 알기 때문이다.
선배 손아섭의 조언을 새겨들을 만하다. 손아섭은 "나도 신인 시절에는 매일 압박을 느꼈다. 주변에서 누구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신인들이 그게 귀에 얼마나 들어오겠나. 아무리 좋은 말도 계속하면 잔소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룸메이트인 나종덕(20·포수)에게 '후회없이 뛰어라. 눈치보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어린 선수들이) 실패를 해봐야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다. 실수가 곧 공부가 된다"고 강조했다.아프니까 청춘이다. 한동희가 지금 겪고 있는 부진은 어쩌면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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