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모토 도모아키 한신 타이거즈 감독(50)은 지난달 20~22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3연패를 당하자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전통의 라이벌 요미우리전에서, 더구나 안방 고시엔구장에서, 3연전 기간 3득점에 그치며 무기력하게 무너졌기 때문이다. 한신이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요미우리와 3연전에서 전패를 당한 게 23년 만이라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매일 승패를 받아들어야 하는 6개월 페넌트레이스, 우승팀도 50번 넘게 패배를 맛본다. 현장의 야구인들은 매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다가는 머리와 가슴이 견뎌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승패가 차곡차곡 쌓여 순위가 결정되는데, 그래도 특히 뼈아픈 패배가 있다. 꼭 이기고 싶은 상대팀이 있고, 특정팀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우다.
LG 트윈스에 지난 주말 3연전은 악몽이다. 4~6일 잠실야구장에서 홈경기로 치른 두산 베어스전을 모두 내줬다. 상대가 홈구장을 함께 사용하는 라이벌 두산이고, 어린이날이 낀 3연전 스윕패라 충격이 더 컸다.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LG는 3경기에서 13득점-27실점을 기록했다. 더구나 LG는 두산에 올해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5전 전패다. 4월 3~4일 열린 2연전도 모두 내줬다. '얄미운 이웃' 두산이 선두를 질주하는 데 등을 밀어준 셈이다.
4월 말 8연승 신바람을 낸 LG 상승세에 급제동을 건 팀이 한화 이글스다. 8연승이 끊긴 LG는 5월 1~3일 대전 원정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했다. 올 시즌 한화전 3전 전패다. 가라앉은 분위기는 이어져 7연패를 당했다. 하위권에 있거나 팀 상황이 안 좋았던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삼성 라이온즈를 맞아 기분좋은 연승을 거뒀는데, 전력이 만만찮은 팀은 달랐다. 두산, 한화에 1승을 거두지 못한 LG지만 KT 위즈엔 3전 전승을 거뒀다.
전체 일정의 25% 정도를 소화한 가운데, 특정팀을 상대로 한 일방적인 성적이 눈에 띈다. 한화는 지난해 우승팀 KIA 타이거즈에 5전 전승을 거두며, 달라진 팀 분위기를 알렸다. 한화는 이번 시즌 18승(16패) 중 8승을 KIA,LG를 상대로 거뒀다. 초반 크게 선전하고 있는 한화지만 최강 공격력을 자랑하는 SK 와이번스를 넘진 못했다. 두산과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한 SK는 한화, NC 다이노스에 각각 3전 전승을 했다. 2위 SK가 유일하게 상대 전적에서 밀린 팀이 LG(1승2패)다.
중하위권으로 처진 KIA는 넥센, KT는 NC에 좋았다. KIA와 KT는 넥센, NC를 상대로 각각 3전 전승을 거뒀다. 두산도 롯데전 3경기를 모두 이겼다. 팀 전체 전력과 당시 팀 상황이 반영되고 어우러진 결과다. 특정팀에 일방적으로 밀리게 되면 자신감이 크게 떨어지고, 승수쌓기의 타깃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우승팀 OB 베어스는 꼴찌 삼미 슈퍼스타즈에 16전 전승을 거뒀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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