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내공이 덜 쌓였나봐요(웃음)."
20일 부산 사직구장. 점퍼 차림으로 더그아웃에 모습을 드러낸 김 감독은 파레디스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날씨가 덥다'며 점퍼를 벗었다. 곧 "꽤 춥네"라며 어깨를 움츠리던 김 감독은 "지미 파레디스 이야기를 할 때 갑자기 확 더워지더라. 아직 내공이 덜 쌓여서 그런가보다"라며 파안대소 했다.
김 감독은 이날 투수 장원준, 곽 빈을 1군 엔트리에서 빼고 지난 4월 20일부터 2군에 머물던 파레디스를 콜업했다. 한 달 만의 1군 복귀. 파레디스는 이날 경기 전 훈련에서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활발하게 몸을 풀었다. 김 감독도 더그아웃으로 나오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파레디스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밝은 표정으로 인사하는 파레디스를 바라보던 김 감독은 "원래 성격이 좋은 친구"라고 웃은 뒤 "인상까지 안좋았으면 벌써 집에 갔을 것"이라고 농을 쳤다.
겉으론 웃었지만, 속내는 복잡할 수밖에 없다. 파레디스는 기대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다. 14경기에서 44타수 5안타(1홈런), 타율 1할5푼9리에 그쳤다. 팀의 중심이 되야 할 외국인 타자가 아닌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보다 못한 김 감독이 지난 4월 9일 파레디스를 2군으로 보냈다. 파레디스는 19일 다시 1군 무대를 밟았으나, 하루 뒤인 20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얼어붙은 김 감독의 마음을 녹이기엔 기량이 부족했다.
이런 가운데 두산은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 내야수 케니스 바르가스와의 계약에 근접<스포츠조선 5월 18일 단독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감독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고 한 발 물러섰으나, 파레디스 교체 가능성은 더 커진 상황이었다.
파레디스는 달라진 듯 했다. 첫 타석이었던 3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타석에 선 파레디스는 롯데 선발 윤성빈에게 볼넷을 얻어냈다. 후속타자 박건우가 우중간 2루타를 치자 홈까지 질주해 팀이 첫 득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김 감독의 표정은 이내 굳었다. 파레디스는 3회말 롯데 선두 타자 앤디 번즈가 친 평범한 우익수 뜬공을 놓쳐 3루타를 만들어줬고,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4회말 무사 1루에선 이대호의 타구를 쫓다가 펜스에 부딪치며 공을 놓쳤고, 역전 2루타를 만들어줬다. 파레디스는 두 번째 타석인 5회초 1사 상황에서 만회를 노렸으나 1루수 땅볼로 고개를 숙였다.
김 감독은 5회말을 시작하며 파레디스를 빼고 조수행을 대수비로 세웠다. 두 번째 1군 복귀에도 파레디스는 김 감독에게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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