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가 이제 곧 제 실력을 발휘할 겁니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의 이런 말이 기폭제가 된 것일까. 꼭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이 말은 취재진과의 현장 인터뷰에서 잠깐 나왔을 뿐 마이클 초이스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된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은 신기하게도 몇 시간 뒤 현실로 이뤄졌다. 넥센 외국인 타자 초이스가 4번 타자로 나와 팀의 10대4 승리를 이끌었다.
초이스는 22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원래대로라면 4번 자리는 부상에서 지난 20일에 돌아온 박병호의 몫이다. 하지만 이날 박병호는 선발 출장하지 않았다. 장 감독은 "부상 부위가 아닌 반대쪽 아킬레스건이 조금 불편하다는 보고가 있어 아예 휴식을 주기로 했다"면서 "타순은 이전처럼 간다. 4번 타자는 초이스"라고 밝혔다. 초이스는 박병호에 이어 김하성까지 손바닥 자상으로 빠진 뒤 4번 자리를 맡아왔다.
이런 계획을 밝힌 장 감독은 초이스에 대한 굳건한 신뢰감을 밝혔다. 그는 "지금도 좋지만, 앞으로 더 잘할 것이다. 곧 제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며 타격 연습을 위해 덕아웃 앞을 지나가는 초이스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초이스는 괜찮은 활약을 펼쳐왔지만, 작년 만큼의 위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43경기에 나와 타율 2할8푼에 9홈런 28타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홈런은 팀내 1위, 타점은 공동 1위였는데 타율이 약간 아쉬웠다.
그러나 초이스는 실력으로 이런 걱정을 날렸다. 이날 SK전에서 5타수 3안타(1홈런) 3득점 1타점으로 맹활약 했다. 특히 초이스는 3-0으로 앞서던 3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SK 외국인 에이스 산체스를 상대로 쐐기 솔로 홈런을 치며 시즌 10호 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7개)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박병호가 휴식을 취하더라도 초이스가 그 빈자리를 굳건히 메워준 것이었다. 더불어 타율 역시 2할9푼(162타수 47안타)으로 끌어올렸다. 이날의 타격 상승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곧 3할대 진입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넥센으로서는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박병호를 아끼면서도 경쟁력 있는 타선을 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초이스의 진가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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