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온두라스의 친선경기가 펼쳐진 28일 대구스타디움. 후반 15분, '해결사' 손흥민(26·토트넘·잉글랜드)이 답답한 0의 균형을 시원한 중거리 슛을 꽂아 넣었다. 결승골을 쏘아올린 손흥민은 지체 없이 벤치로 달려가 '절친' 김진수(26·전북)를 꼭 끌어안았다.
손흥민과 김진수. 1992년생 동갑내기 두 선수의 우정은 널리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운동했고, 비슷한 시기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이번 대표팀에도 함께 발탁됐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손흥민은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이어 2연속 월드컵 출전을 향해 차근차근 걸어가고 있다.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는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반면 김진수는 왼무릎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이날 경기도 벤치에서 지켜봤다. 최종 23인에 합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절친의 아픔, 손흥민의 마음도 좋지 않았다. 친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 그라운드에서 한 발 더 뛰며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었다. 손흥민은 온두라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진수에게 찾아가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그리고 약속했다. 골을 넣으면 반드시 함께 기쁨을 나누겠다는 것이었다.
단단한 마음은 그라운드 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김신욱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날 때까지 이를 악물고 달렸다. 그리고 약속대로 결승골을 꽂아 넣은 뒤 김진수에게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벤치에서 마음 졸이며 친구의 플레이를 바라보던 김진수. 손흥민의 골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동시에 친구의 진심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경기 뒤 김진수는 "사실은 경기를 앞두고 흥민이가 골을 넣으면 제게 오겠다고 얘기를 했어요. 제가 지금 몸 상태가 안 좋으니까 저를 더 신경 써준 것 같아요. (약속을 지켜줘서) 제 입장에서는 정말 고맙죠"라며 슬며시 미소 지었다.
약속을 지킨 손흥민과 친구의 진심에 감동한 김진수. 사나이들의 우정이 그라운드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대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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