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도루가 참 보기 힘든 시대가 됐다.
타고투저 시대가 계속되면서 굳이 도루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있는 것. 4일 현재 289경기를 치른 KBO리그에서 나온 도루는 총 337개다. 양팀 합쳐서 경기당 1.2개를 볼 수 있다. 그동안 홈런이 638개가 터졌다. 경기당 2.2개로 평균 1개 정도 차이가 난다. 현재 이 추세 대로 진행된다면 올시즌 839개의 도루를 기대할 수 있다.
타고투저 시대로 인해 도루 갯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15년에 1202개를 기록했지만 지난 2016년엔 1058개를 기록했고, 지난해엔 778개까지 떨어졌다.
구단별로는 삼성 라이온즈가 45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넥센 히어로즈(39개)와 한화 이글스(38개)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도루 꼴찌는 롯데 자이언츠다. 단 1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3경기꼴로 1개 정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다간 역사상 처음으로 40개를 넘지 못하는 도루왕이 탄생할지도 모를 일이다. 4일 현재 도루 1위는 KIA 타이거즈의 로저 버나디나로 14개다. 2위가 4년 연속 도루왕에도전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으로 13개를 기록 중이다. 넥센 히어로즈 임병욱이 11개, 한화 이글스 이용규가 10개를 기록했다. 전체 일정의 40%를 넘긴 시점에서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이가 4명밖에 되지 않는다.
전체 타율이 2할8푼3리에 이를 정도로 타고투저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보니 굳이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돼 찬스를 날리느니 타자에게 맡기는 추세가 점점 더 진행되고 있다. 부상 등이 생길 위험이 크다보니 몸값이 큰 선수들이 도루 시도를 많이 하지 않는 것도 이유다. 본인이 하지 않으려는 것도 있겠지만 구단이 말린다. 도루 하나 하려다가 부상당해 장기간 결장하면 개인 손해는 물론 많은 투자를 한 구단 역시 손해기 때문이다.
투수가 퀵모션 훈련을 많이해 퀵모션이 빨라진 영향도 있다. 올시즌 도루저지율은 28.6%다.
역대 가장 적은 수로 도루왕이 된 경우는 지난해다. 박해민이 40개의 도루를 기록해 도루왕이 됐다. 역대로 40개를 넘지 못한 도루왕은 없었다.
올시즌은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도루 1위는 35개정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즌 후반에 어느정도 순위가 확정되면 이후엔 개인 기록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도루왕에 도전하고자 하는 선수들이 도루를 많이 시도해 갯수가 40개를 돌파할 지도 모른다.
도루 실종 시대. 이제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의 역대 최다 도루 신기록 84개에 도전할 선수가 없을 지도 모를 일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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