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이대호(36)는 전반기에 타율 3할4푼3리(315타수108안타), 21홈런, 73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타율 3할3푼9리, 17홈런, 63타점)보다 좋은 성적이다. 전반기 부진에 발목 잡혀 롤러코스터를 탔던 1년 전과 확실히 달랐다. 후반기까지 '감'을 유지하면 해외 진출 직전인 2011년(타율 3할5푼7리, 27홈런 113타점)에 근접한 성적을 낼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페이스가 떨어졌다. 5월까지 3할7푼대였던 타율이 지난 6~7월 두 달 연속 월간 타율 2할9푼3리로 내려간데 이어, 8월에는 2할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이대호는 7~8일 울산 LG 트윈스전에서 이틀 연속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7일 LG전에서 잘못 자리 잡은 파울 폴 탓에 홈런성 타구가 파울이 되는 불운이 있었지만, 전반적인 타격 페이스가 안 좋다.
8일 현재 이대호는 타율 3할2푼8리(387타수127안타), 25홈런, 8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19경기에선 타율 2할6푼4리(72타수19안타)에 그쳤다. 장타율 5할1푼4리를 기록했는데, 출루율이 2할9푼3리다. 8일까지 후반기에 15경기 이상을 소화한 롯데 타자 10명 중 타율, 출루율 9위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후반기 비슷한 시점에서 타율 3할6리(72타수22안타)를 기록했다. 2루타(2개)와 장타율(5할)은 적었으나 홈런(4개)과 출루율(4할)은 같거나 높았다.
올 시즌 이대호는 주로 지명 타자로 나서면서, 1루수로 42경기, 3루수로 7경기에 나섰다. 타율은 1루수(3할8푼1리), 3루수(5할)로 출전할 때가 지명 타자(2할8푼6리)에 비해 높았다. 홈런 역시 1루수 자리에 섰을 때 10개로, 지명 타자(14개) 출전 때에 뒤지지 않는다. 수비 가담을 타격 페이스 약화의 주범으로 꼽긴 어렵다.
체력적인 부분은 생각해 볼 만하다. 이대호는 그동안 유연한 스윙과 정확한 타격, 타고난 힘으로 타석을 주름 잡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 강점도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 8월부터 시작된 2연전 체제에서 잦은 이동과 역대급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선수들의 체력관리가 쉽지 않다. 이대호의 최근 난조도 결국 체력적 부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9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이대호를 스타팅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그는 "이대호가 지명타자로 출전 중이지만 30대 후반이다. 체력을 생각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지난 4~5월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돌파구를 찾는 것이다. 선구안, 판단력을 앞세운 일명 '눈야구'로 타격감을 살리던 모습을 떠올릴 만하다. 호재도 있다. 이달 17일부터 3주간 이어지는 아시안게임 휴식기다. 체력 및 타격감 재정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흐름을 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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