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풍의 넥센 히어로즈.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아쉬움으로 다가올까.
넥센의 질주가 무섭다. 넥센은 15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대2 1점차 승리를 지켜내며 파죽의 11연승을 달렸다. 구단 역사상 최다 연승 기록을 이어감은 물론, 3위 한화 이글스를 3경기 차이로 추격하게 됐다. 사정권이다. 동시에 5위 LG 트윈스와의 승차를 4.5경기로 유지하며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후 편한 마음으로 상위 팀들을 추격할 수 있게 됐다.
KBO리그는 16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아시안게임 브레이크에 들어간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야구 대표팀이 출전하게 돼 리그를 중단하기로 했다. 내달 4일까지 긴 시간 휴가를 얻게 됐다.
지금 당장은 모든 팀들이 환영할 수밖에 없는 휴식이다. 올 여름 한반도는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찌들어있다. 전국민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프로야구 선수단도 더운 날씨에 지쳤다. 폭염이 길어진다고 하지만, 9월로 달이 넘어가면 기온이 어느정도 내려갈 확률이 높다. 폭염 막바지 경기를 안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쁜 일이다.
그런 가운데 선수단 전력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 팀들이 거의 없다.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체력 저하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는 최강팀 선두 두산 베어스도 마찬가지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선수들이 많이 지친 상황"이라며 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군에만 있던 외국인 타자 스캇 반슬라이크를 올린 것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누구라도 와서 지친 선수들을 대신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다들 힘든 가운데, 넥센만이 미친 듯한 질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여러가지 좋은 상황들의 융합이 잘 됐다. 팀의 간판 박병호와 이정후가 부상을 털고 돌아와 타격쇼를 펼쳐주며 타선의 중심을 잡아준 점, 야심차게 교체한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가 점점 제 컨디션을 찾아가는 점, 또 한 명의 기둥 서건창이 부상을 털고 돌아온 것 등 상승 요소들이 다분하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전반기 힘든 시간을 보냈던 넥센인데, 그 때 크게 무너지지 않고 중위권에서 버틴 결과 오히려 다른 팀의 힘이 떨어질 때는 돌아온 자원들의 힘으로 홀로 치고 나갈 수 있는 동력을 얻은 것이다. 넥센 선수들은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입을 모으는데, 이 한 마디가 팀 분위기를 모두 대변한다.
정확히 1달 전, 넥센은 7월15일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46승46패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1달이 지난 현재 61승56패로 5할 승률 기준 +5승을 벌어놨다. 자신들은 힘이 넘치고, 경쟁팀들은 지친 게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경기를 하고 싶을텐데, 어쩔 수 없이 시합을 멈춰야 하는 자체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넥센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연승은 할 때 좋지만, 끊기면 후유증이 엄청나다. 이길 때는 신이 나서 모르는데, 자신들도 모르게 연승 기간 더 많은 힘을 쏟는다. 불펜 필승조 사용 빈도도 늘어난다. 긴 연승이 중단되면, 긴장이 풀리며 곧바로 긴 연패에 빠지는 경우를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봐왔다. 넥센이 더 긴 연승을 할 수 없다는 게 아니라, 이제 연승이 끊길 수 있는 타이밍인데 이 때 휴식을 취한다면 연승 후 후유증이 없기에 더 큰 이득이 된다고 계산하면 된다. 벌어놓은 승수를 까먹지 않고, 브레이크 후 마지막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넥센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후 새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가 합류한다. 퓨처스 경기에서 샌즈가 한국 야구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다.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서건창도 더 완벽하게 몸을 만들 수 있고,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마무리 김상수가 돌아올 수 있는 것도 호재다.
과연, 상승세의 넥센에 찾아온 장기간 휴식은 득이 될까 실이 될까. 정규시즌 종료 후 최종 성적표를 보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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