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넥센 히어로즈 2루가 격전지로 돌변할 듯 하다. '원주인'과 '새주인'의 치열한 경쟁이 벌써부터 예감되기 때문이다.
올해 히어로즈 2루의 주인은 2년차 내야수 김혜성이었다. 지난해 2차 1지명(전체 7순위)으로 입단했던 김혜성은 높은 입단 순서에서 알 수 있듯 잠재력이 뛰어난 인재였다. 하지만 입단 첫해에는 주로 2군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워낙 히어로즈 내야의 벽이 높았기 때문이다. 2루수로는 서건창, 3루에는 김민성, 유격수에는 김하성이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아무리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혜성이라도 이 틈바구니 속에서 버티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기회가 찾아왔다. 서건창이 시즌 초반 사구 후유증에 따른 정강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면서 김혜성이 그 빈자리를 채우게 된 것. 김혜성은 '준비된 인재'였다. 2루에서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팀에 기여하는 동시에 공격 면에서도 알찬 활약을 했다. 결국 김혜성은 올해 136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430타수 116안타)에 45타점 31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부분에서 한때 1위 경쟁을 벌이다가 3위로 밀려났지만, 노하우가 쌓이면 충분히 대도 경쟁에 도전장을 다시 내밀 만한 인재다.
2018 KBO리그 넥센과 SK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초 1사 만루 SK 정의윤의 내야땅볼때 1루주자 로맥이 2루 포스아웃되고 있다. 넥센 2루수는 김혜성.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10.30/
하지만 내년 시즌 김혜성이 올해처럼 많은 기회를 받게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서건창의 몸상태가 호전되는 게 결과적으로 김혜성에게 또 다른 경쟁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건창은 시즌 후반에 복귀해 37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부상 재발을 우려해 복귀 이후에도 지명타자로만 나왔고, 수비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2루수-김혜성, 서건창-지명타자의 조합이 가동될 수 있었다.
그런데 서건창이 시즌 종료 후 몸 상태를 다시 건강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내년 시즌 공수에서 다시금 팀의 핵심 전력으로 부응하겠다는 각오가 크다. 매우 바람직한 자세고 팀의 입장에서도 반가운 소식인 건 맞다. 하지만 김혜성의 입장에서는 선배의 분발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은 이야기가 된다. 이제 겨우 1군 주전급으로 발돋움하나 했는데 다시 큰 경쟁자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똑같은 우투좌타 유형이라 플래툰을 적용할 수도 없다. 결국은 새로운 무한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타격능력치가 뛰어난 서건창이 올해처럼 지명타자로 계속 나설 가능성도 없진 않다. 이렇게 되면 서건창과 김혜성을 모두 활용가능하다. 또한 이러면 경기 후반 서건창이 2루로 들어가고 김혜성 대신 대타를 활용할 여지도 있다. 말로는 간단해보여도 꽤 복잡한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는 기용방식이다. 경기 흐름과 상대 투수의 리듬까지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장정석 감독의 머리가 조금 복잡해질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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